미키 라이트 : 그 시절 진정한 골프 천재
미키 라이트 : 그 시절 진정한 골프 천재
  • 김태연
  • 승인 2021.12.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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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별세한 미키 라이트는 ‘천재 골퍼’라는 수식어와 함께 골프 역사상 전설로 남아있는 선수다.

 

1963년 30개 대회 출전 13승 기록

 

남녀 프로골프 선수들 가운데 아직도 깨지지 않는 최다승은 LPGA 투어 88승으로 캐시 위트워스가 보유하고 있다. 스스로 프로골프 선수다운 샷을 구사하지 못했다고 밝혔음에도 통산 88승의 대기록을 달성했다는 것은 전무후무한 성적이 아닐 수 없지만, 천재 골퍼라는 수식어와 함께 전설로 남아있는 골프 선수는 그녀가 아니라 미키 라이트다. 

물론 메이저 대회 우승은 15승을 기록한 패티 버그보다 2승이 모자란 13승이지만 LPGA 투어 통산 82승이라는 미키 라이트의 대기록은 골프 여제라고 불렸던 아니카 소렌스탐의 72승보다 10승이나 많다. 

특히 미키 라이트는 1963년 시즌, 30개 대회에 참가해서 13승을 올리며 시즌 최다승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1964년에는 시즌 11승, 1961년과 1962년에도 시즌 10승씩을 올리며 4년 동안 시즌 44승의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34세라는 젊은 나이에 은퇴를 결정했기 때문에 캐시 위트워스의 LPGA 투어 최다승인 88승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14년 동안 여자프로골프를 지배했다.

 

아름다운 스윙을 하는 선수

 

미키 라이트는 1935년 2월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났으며 4살 때 아버지에 의해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 11살이 되어서야 라 졸라 컨트리클럽에서 정식 레슨을 받았으며 1년 후에 100타수를 깨고, 3년 뒤에는 지역 토너먼트에서 70 라운드를 소화하고, 1952년에 이르러 USGA 걸스 주니어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거뒀다.

1967년 LPGA 투어 명예의 전당 최초 헌액자 6인에 포함된 미키 라이트는 1976년에는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되었다. 1953년부터 한 시즌 70라운드 이상 출전한 선수 중에서 평균 최저 타수를 기록한 선수에게 수여하는 베어 트로피도 1960년부터 1964년까지 5회 연속 수상했으며, 1961년부터 1964년까지는 LPGA 최고 상금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2017년에는 미국 PG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골프에 나이는 없다’는 명언을 남긴 벤 호건과 ‘백스윙이 끝날 때까지 다운스윙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남긴 바이런 넬슨 조차도 미키 라이트의 스윙은 그들이 본 최고 중의 최고라고 칭할 정도였다.

현역 시절 인기도 많아 LPGA 투어 스폰서 업체에서 미키 라이트가 출전하지 않는다면 토너먼트를 취소하겠다는 강한 압박까지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자신이 출전하지 않으면 대회가 없어지므로 다른 선수들을 위해서 기꺼이 출전했던 미키 라이트는 1961년부터 1964년까지 LPGA 회장도 역임하면서 투어 홍보를 위해 주어진 모든 의무를 다했다. 

“미국 전역에서 열리는 많은 대회에 출전하면서 얻은 경험, 노력, 실수 등이 마치 심리학 학위를 받은 것과 같았다”는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압력의 크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다소 이른 나이에 은퇴했다. 한편 실제로 스탠퍼드에서 1년 동안 심리학 공부를 했던 미키 라이트는 골프를 하지 않고 심리학 교사가 되었을 때 얻을 수 있었던 보상보다 훨씬 큰 명예와 부를 누렸다.

 

2020년 2월 향년 85세로 잠들다

 

이유를 밝히지 않고 은퇴를 선언했던 미키 라이트는 1973년까지 몇 차례 대회에 더 참가했지만 대부분 플로리다의 자택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LPGA 투어에서 대기록을 가지고 있던 미키 라이트는 2020년 2월 18일(한국시간) 향년 8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프계의 큰 별이 진 것이다. 왼쪽 손목의 신경 낭종을 제외하고는 큰 부상이 없었던 그녀는 1957년부터 1969년까지 매해 우승을 할 정도로 리듬을 이용한 스윙을 했으며 나이 어린 골프 선수들에게 거리는 성장하면서 늘어나는 것이므로 조바심을 내지 말라고 조언도 했었다.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기 몇 해 전까지도 뒷마당에서 웨지샷을 할 정도로 노익장을 과시하던 그녀였기에 갑작스러운 그녀의 죽음은 많은 이들에게 큰 슬픔으로 다가왔다. 

그녀의 경쟁자이자 후배였던 캐시 위트워스가 추모사에서 “미키 라이트만큼 아름다운 스윙을 하는 골프 선수를 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로 멋진 샷을 구사했던 선수였다.

2020년부터는 미키 라이트를 기리기 위해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우승자에게 미키 라이트 메달이 수여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다소 늦게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챔피언스 골프클럽에서 개최된 2020 US여자오픈의 우승자는 김아림이었다. 

마지막 3홀을 연속 버디로 낚으면서 5타 차이를 역전하며 우승한 것인데 10년간 US여자오픈 출전권, 5년 LPGA 풀시드, 상금 100만 달러와 함께 미키 라이트 메달도 받았다. 

지금도 LPGA 투어에 많은 신예 선수들이 등장하고 정상급 여자골프 선수들이 즐비하지만 미키 라이트의 1958년, 1960년, 1961년, 1963년 LPGA 챔피언십 4회 우승, 1958년, 1959년, 1961년, 1964년 US여자오픈 4회 우승, 1961년, 1962년 타이틀홀더 챔피언십 2회 우승, 1962년, 1963년, 1966년 여자 서부 오픈 3회 우승까지 총 13회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은 쉽사리 깨지지 않고 있다.

 

 

GJ 김태연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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