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골프계 덮치다
4차 산업혁명, 골프계 덮치다
  • 김태연
  • 승인 2021.12.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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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이미 우리의 생활 곳곳에 깊게 스며들어 있는 가운데 골프 업계 역시 4차 산업혁명을 곳곳에 적용하면서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익숙하지만, 여전히 멀게 느껴지는 단어다. 4차 산업혁명이란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이다.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이 큰 특징이다. 수력과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시작된 1차 산업혁명, 전기가 사용되기 시작한 2차 산업혁명, 반도체와 컴퓨터 그리고 인터넷 등이 시작된 3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넘어서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우리의 생활 곳곳에 깊게 스며들어 있다. 많은 서비스가 기계로 대체되고 있고, 온라인 공간을 통한 회의나 만남 그리고 소통 등은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많은 산업이 점점 4차 산업혁명을 접목한 서비스나 4차 산업혁명과 결합한 새로운 사업을 내놓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이제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된 것이다.

 

메타버스의 도입

 

골프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골프 업계 역시 4차 산업혁명을 곳곳에 적용하면서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메타버스’를 골프에 접목하기도 했다. 메타버스란 가공, 추상을 뜻하는 단어인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가 합쳐진 합성어다. 인터넷과 같은 가상세계가 현실 세계에 흡수된 형태다. 마치 현실처럼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3차원 가상세계다.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특히나 주목받고 있는 개념이다.

메타버스와 골프의 만남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기대와 의구심이 엇갈렸지만, 이젠 메타버스가 IT업계를 넘어 골프 업계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며 대세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메타버스 최초 도입은 골프대회 중계

 

메타버스 공간에서 아바타를 활용해 소통중인 KLPGA 선수들

 

골프 업계에서 처음 본격적으로 메타버스를 도입한 곳은 골프대회 및 중계라 할 수 있다. 지난 6월 개최된 ‘SK텔레콤 오픈 2021’ 대회 일부에 메타버스 중계를 도입한 것이 골프 업계에서 본격적으로 메타버스에 손을 내민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2012년 상반기에 대회 일부에 메타버스 중계가 도입되며 눈길을 끌었다면, 하반기에는 더욱 대담한 시도가 이어지며 대세를 굳히고 있다.

9월에 열린 KB스타 챔피언십은 무관중으로 운영되었다. 대신 가상공간에서 갤러리가 참석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운영되었다. 팬들이 자신들의 아바타를 통해 미디어데이나 랜선 응원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각종 홍보관을 체험할 수 있었고, 박인비 등 선수들도 메타버스에 참여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11월 열린 2021년 KLPGA 최종전인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은 한발 더 나아갔다. 이 대회에서는 출전한 선수들에게 SK텔레콤에서 진행하는 차세대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ifland)를 통해 대회 정보, 공지사항, 주요 일정 등을 안내했고, 선수들이 직접 만든 아바타를 통해 메타버스 공간에서 대회 공식 포토콜을 진행했다. 

물론 메타버스가 아닌 오프라인에서도 포토콜을 진행했지만, 동시에 메타버스에서 진행한 포토콜 역시 언론에 여럿 보도되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나아가 골프 팬들도 이용할 수 있는 메타버스 공간을 만들어 그 속에서 선수들의 다양한 이모저모를 제공하면서 더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 과정을 통해 선수와 골프 팬 양쪽에서 메타버스 공간에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음은 물론, 오프라인이 아닌 가상공간에서 본인 아바타를 활용해 언택트로 소통하는 경험까지 주고받을 수 있었다. 

상반기에는 사상 최초의 메타버스 골프 중계가 관심을 모았다면, 하반기에는 메타버스를 통한 팬들과 소통에까지 성공하며 한발 더 나아갔다고 평가할 수 있다.

 

골프웨어 모델이 된 가상인간 로지

 

골프 업계의 메타버스는 각종 대회의 전유물이 아니다. 메타버스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가상 인간 로지’가 좋은 예다. 

나이 22세에 키 171cm. 서울 출생으로 1년 만에 1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이지만 어디까지나 가상현실에서만 존재하는 인물 로지! 로지는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전문기업인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가 3D 합성 기술을 이용해서 만들어낸 가상 인간이다. 

AI를 탑재한 가상 인물 로지는 최근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 SGF67(구 슈페리어)에서 런칭한 신규 골프웨어 브랜드 마틴골프 모델이 됐다. 현실의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로지는 각종 광고 모델로 채택됐으며 최근에는 골프로 발을 넓혔다. 인스타그램에 “라운드는 처음인데 너무 재밌네! 시간 순삭”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골프장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로지를 모델로 발탁한 마틴골프의 관계자는 로지의 메타버스 세계관과 파리지앵의 스타일리시하고 자유로운 감성의 마틴골프가 만났다고 설명했다. 마틴골프의 이런 시도는 비대면 디지털 시대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면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고객과 새롭게 소통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시각이다.

 

가상공간 VR쇼룸의 등장

 

테일러메이드 어패럴의 버추얼 패션쇼

 

한성에프아이에서 운영하는 테일러메이드어패럴은 자사몰의 오프라인 매장과 동일한 VR쇼룸을 메타버스에 마련했다. 매장에 가지 않더라도 온라인에서 제품을 볼 수 있게 가상공간을 제작한 것이다. 메타버스에 있는 가상의 골프장에 들어가서 전광판을 누르면 다른 세계가 열리면서, 신제품들을 살펴볼 수 있게 된다. 버추얼 패션쇼부터 무대와 공간까지 현실과 100%의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이 공간에서는 마치 현실의 패션쇼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테일러메이드 어패럴의 관계자는 코로나19 시대에 맞춰서 가상세계를 통해 여러 가지 체험과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에게 재미를 주고 제품 정보를 편리하게 제공하기 위함이다. 또한, 메타버스는 MZ세대를 노린 전략이기도 하다. 2030 세대가 골프에 가지는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젊은 세대가 즐기는 문화인 메타버스를 마케팅 공략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메타버스와의 다양한 융합

 

이외에도 많은 기업이 골프와 메타버스를 융합시키고 있다. 혼마골프는 패션업계 최초로 풀버전의 메타버스 광고를 선보였다. 지중해 골프장을 모티브로 했던 광고 캠페인은 스튜디오 안에서 모델이 촬영을 하고, 가상의 배경을 더했다. 골프 중계나 IT도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골프존은 KPGA 코리안투어에서 선수들의 스윙 데이터를 3D 맵으로 구현하는 ’버추얼 3D 골프 중계 기술‘을 선보였고, SK텔레콤은 카카오VX와 협약을 맺고 AI 미디어와 3D 기술을 활용한 메타버스 골프 중계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중이다.

까스텔바작은 골프웨어 브랜드 세계 최초로 XR기술을 적용한 ‘XR패션쇼’를 진행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후원하에 진행되는 프로젝트에서 까스텔바작이 한국을 대표하는 골프웨어 브랜드로 선정되어 XR 패션쇼에 합류한다. XR은 일명 ‘확장현실’ 이라 불리며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 등 실감 기술을 통칭한 기술로 평가되며, XR의 발전으로 메타버스에서 보다 현실적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XR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이번 XR패션쇼가 ‘메타버스 골프 패션쇼’ 의 신기원이 될지 주목받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마케팅뿐 아니라 골프장의 각종 서비스도 모두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을 받아 무인이나 AI로 대체되는 중이다. 골프장 ERP 솔루션D, F 전문으로 하는 무노스는 골프장을 스마트하게 운영하게 해주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AI와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로봇까지 결합된 4차 산업혁명의 총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무노스의 시스템을 이용하면 차량으로 정문에 진입할 때 차 번호를 인식해서 현관에 있는 직원이 자동으로 정보를 알게 된다. 차를 대면 차량 위치와 파손 및 도난 방지를 실시간 관리가 가능하고, 골프장 어플로 주차 위치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키오스크와 어플을 통하면 프런트에 갈 필요 없이 바로 예약을 할 수 있고, 카카오톡을 통해서 예약 정보를 전송한다. 이외에도 캐디 관련 서비스나 경기 중 취식 등에 관련된 서비스 역시 스마트 기술과 결합됐다.

 

스마트해지는 골프 산업

 

어떤 신기술이든 처음 혜성처럼 등장하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기 마련이다. 그 결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국 몰락하거나 사라지는 예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실패한 신기술’의 전철을 따라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IT 업계를 좌우하는 대세가 되었고, 그 어떤 스포츠보다 IT와 친숙한 골프 업계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시대에 뒤처지는 자가 아닌 앞서가는 자가 되려면 골프 업계도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메타버스를 연구하고, 도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이제 우리의 일상 속으로 다가오고 있다.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은 생활의 여러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골프 업계 역시 이 흐름을 따라가는 중이다. 스마트해지는 골프 산업은 장차 골퍼들에게 여러 가지 효율성을 높이고 더욱 편리한 서비스와 경기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지금 이 흐름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다면 이후 시대에 뒤처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골프장이나 기업은 결국 도태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적극적으로, 그리고 현명하게 이용해서 앞으로 더 발전하는 골프 산업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GJ 나도혜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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