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골프 열풍 : 은퇴는 없다
시니어 골프 열풍 : 은퇴는 없다
  • 나도혜
  • 승인 2021.12.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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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골프는 나이 들어도 골프를 포기하지 않는 모든 골퍼가 거치는 과정이다.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대한민국에서 시니어 골프가 시니어 개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시니어(senior)는 영미권에서 65세 이상의 사람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단 골프계에서는 프로 기준으로 50세 이상을 시니어로 본다. PGA나 LPGA의 시니어 투어도, 한국의 시니어 대회도 보통 50세부터 출전 자격이 주어지는 게 좋은 예다. 아마추어는 60세 이상을 시니어로 본다.

시니어 골프는 골프를 포기하지 않는 모든 골퍼가 거치는 과정이다. 누구도 생로병사를 피할 수 없고, 시대를 풍미한 프로도 결국 시니어가 된다. 인간의 신체는 40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호르몬 변화가 찾아오며, 신체 능력도 그만큼 저하된다. 운동이나 약물 등으로 신체 능력 저하를 줄일 수는 있지만, 아예 막기는 어렵다. 이는 골퍼의 경기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체력이 떨어지며 비거리 등이 줄어드는 건 물론, 집중력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 50살 11개월의 나이로 PGA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역대 최고령 메이저 제패 기록을 쓴 필 미컬슨 같은 노익장도 있지만, 드문 예다. 필 미컬슨 이전 최고령 메이저 우승 기록이 1968년에 줄리어스 보로스가 기록한 48세 우승이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시니어 골프는 결국 골프를 포기하지 않는 모든 골퍼가 겪어야 할 과정이다.

 

시니어 선수들을 위한 챔피언스 투어

 

그렇기에 시니어 골프를 무시할 수는 없다. 시니어 프로 골프는 지금은 전성기에서 내려왔지만, 젊을 때 골프계를 호령하던 영웅들이 여전히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인기도 높다. PGA에서 주관하는 ‘시니어를 위한 PGA’ 챔피언스투어의 규모는 웬만한 프로 리그를 뛰어넘는다. 2022년에는 총 28개의 대회가 열릴 예정이며, 총상금도 6,200만 달러가 넘는다. 대회당 총상금만 해도 220만 달러에 달한다. 필 미컬슨, 짐 퓨릭, 데이비드 듀발 등 한때 PGA를 호령하던 전설들이 챔피언스투어에서 활약하거나 활약하고 있으며, 팬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아마추어도 무시할 수 없다.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60대, 심지어 70대 이후에도 나이에도 필드를 누비는 시니어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랜파’에서 86세의 나이로 필드를 누비는 이순재는 아직 희귀한 사례처럼 보이지만, 머잖아 흔한 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한 노년기를 보내는 시니어가 늘어나며 골퍼가 필드에서 은퇴하는 나이도 점점 늦어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하고 경제력도 갖춘 시니어, 일명 ‘액티브 시니어’의 숫자는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이며, 머잖아 1,0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일반 골프보다 좀 더 쉽고 가벼워 시니어가 즐기기 좋은 ‘파크 골프’ 열풍까지 고려하면, 시니어 골프 열풍은 앞으로 계속되리라는 예측이 충분히 가능한 이유다.

 

시니어 골프를 위해 기억할 것

 

나이가 들어도 필드에서 은퇴할 필요가 없다는 건 골퍼로서 더없이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그렇다면 시니어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는 무엇을 기억해야 할까.

먼저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나이가 들면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며 근육량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근육량 감소를 막거나 줄이기 위해 평소에도 체력 운동을 하는 게 권장되지만, 무리는 금물이다. 노화로 근육량이 줄어들고 근력과 체력, 유연성까지 줄어든 상황에서 무리하게 운동하면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오랫동안 시니어 골퍼로 활동하려면 평소 꾸준히, 그리고 적당히 운동하면서 체력을 다지는 게 좋다. 클럽으로 스윙하며 타구를 하는 것 자체가 몸에 부담을 주는 일이다. 그러니 어지간한 부담을 견디기 위한 토대를 닦을 필요가 있다. 

필드에서도 주의해야 한다. 시니어 골퍼라면 한 번쯤 자신이 아직 늙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무리하기 쉽다. 줄어든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더 강하게 스윙하고, 다소 무리한 자세를 취할 수도 있다. 당장 경기력을 높일 수는 있을지 모르나 건강에는 나쁘다. 시니어가 한 번 호기를 부렸다 허리나 목, 어깨 등에 부상을 입었다는 이야기는 결코 드물지 않다. 평소 운동을 통해 토대를 닦았다 하더라도 지나친 무리는 금물이다.

 

전략적 플레이와 장비 선택의 중요성

 

필드에서 피지컬이 중점이 되는 부분이 아닌, 그 외의 부분에 비중을 두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아마추어 골프에서 젊은이를 압도하는 시니어의 이야기는 드물지 않다. 피지컬은 밀려도 젊은이보다 좀 더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퍼팅 등 세밀한 정확도와 경험이 중요한 상황에서 우위를 점하며 시니어가 젊은이를 압도하는 광경은 드물지 않다. 전문가들도 시니어 골퍼는 좀 더 여유를 가지고, 탄탄히 자신을 갈고닦으며 소위 ‘구력’을 쌓는 자세를 가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시니어용 골프 장비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젊은 층에 비하면 근력 등이 떨어진 시니어의 신체적 특징에 맞춘 클럽은 일반적인 제품보다 시니어가 쓰기 편하고 성능도 뛰어나다는 평가가 많다. 물론 개인차가 있기에 시니어용이라는 광고만 믿고 덥석 구매할 게 아니라 시타 등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함은 물론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고, 머잖아 인구의 20%가 65살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날이 시니어의 숫자가 늘어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시니어 골프가 시니어 개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지 기대된다.

 

 

GJ 나도혜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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