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위험, 반복되는 카트 사고
치명적인 위험, 반복되는 카트 사고
  • 김태연
  • 승인 2021.10.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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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골프장의 위험요소는 바로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골프 카트다. 카트 사고로 인해 중상해부터 사망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현재 안전에 관련된 규정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골프장은 상당히 ‘안전한 장소’다. 다칠 위험 요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골프장의 모든 공간은 푹신한 잔디가 깔려 있고 사람들은 대부분 서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특히나 최근에는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서로 멀찍이 떨어져서 골프를 즐기는 추세다. 

이용객들이 휘두르는 클럽이나 골프공은 다소 위험한 장비이기 때문에 맞는다면 심각한 부상을 입겠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공을 치는 사람과 안전한 간격을 유지하고 공이 날아오는 방향에 서있지만 않는다면 다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골프장의 위험요소

 

하지만 이렇게 평화롭게 보이는 골프장에 매우 치명적인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골프장의 위험요소는 바로 골프장에서 이용하는 골프 카트다. 카트는 언뜻 보기에는 전혀 위험하지 않아 보인다. 별다른 장애물이 없이 평탄한 골프장의 카트 도로를 일반 자동차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천천히 달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매년 골프장에서 카트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카트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 역시 중상해나 사망 등으로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청와대 게시판의 골프 카트 사고 관련 청원글

 

지난 8월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골프와 관련된 글이 하나 올라왔다. 안전 불감증으로 어머니와 아내를 잃게 한 충북 증평의 모 골프장과 캐디를 청원해달라는 내용의 글이었다. 지난 5월 60대의 A씨는 지인과 골프장의 정차된 골프 카트를 타려고 했다. 이때 캐디가 급하게 출발하면서 아스팔트 바닥으로 떨어져서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외상성 뇌출혈로 인해서 결국 10일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목격자에 의하면 뒷좌석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자리를 비켜주고 A씨가 카트에 타려는 과정에서 캐디가 안내를 하지 않고 급출발을 했으며, 목격자는 스틱형 손잡이를 잡아서 버텼지만 A씨는 카트에서 떨어지면서 부상을 입었다고 청원인은 설명했다. 또한 캐디가 카트 전에 안내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목격자 등 일행들은 1번홀부터 사고가 발생한 17번홀까지 단 한 번도 안내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포항 골프장 카트 사고

 

지난 3월에는 포항에 있는 골프장에서 카트 사고가 발생했다. 포항의 한 골프장에서 잔디를 관리하려고 카트를 타고 가던 도중 60대 일용직 여성 4명이 동해코스 5번 홀에서 6번 홀 코너 부근으로 넘어가던 도중 3m 아래의 언덕으로 추락했다. 조수석에 있던 B씨는 사망했고, 2명은 중상, 1명은 경상을 입었다. 조사 결과 오르막 코스 코너를 돌다가 언덕의 아래로 추락하면서 카트가 뒤집혀서 발생한 사고다.

이 사고가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되는 이유는 2009년에도 해당 골프장에서 비슷한 사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똑같은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안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골프장에게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2009년 1월에 전동카트가 낭떠러지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탑승했던 3명 중에 1명이 숨지고 2명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올해 발생한 사고와 매우 비슷한 사고다.

 

경기 광주시 카트 사고

 

경기 광주시에서도 카트 사고가 있었다. 지난달 31일 경기 광주시의 목동에 위치한 골프장에서 근로자들이 타고 가던 카트가 나무를 들이받으면서 뒤집어졌다. 카트에 탑승했던 5명 중 골프장 잔디관리 일용직 근로자는 사망했고, 동승했던 다른 근로자는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카트가 패어웨이 경사로를 지나던 도중에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내려오면서 나무에 부딪힌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안전 관리 규정의 부재

 

이처럼 카트와 관련된 사고가 오래전부터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카트를 관리하고 사고를 방지할 안전관리 규정은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다. 자동차가 아니라는 이유로 많은 골프업계 관계자들이 이 문제를 그저 손 놓고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골퍼들은 카트를 이용하기 위해서 이용료를 지불하고 사실상 ‘렌터카’의 형태로 카트를 이용하고 있는데도 불안정한 카트를 이용해야 한다. 카트의 내구연한 설정이나 정기적인 검사 등 유지 관리와 관련된 규정도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 골프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골프장을 찾는 사람들이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되게 늘어나면서 골프장 이용객도 늘어나고 있다. 수익을 늘리고 폭증한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야간 영업이 늘어나면서 어두워진 이후에 골프를 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카트 도로까지는 조명이 닿지 않아서 어두운 길을 달리게 된다. 헤드라이트가 있는 카트의 개수도 많지 않다. 카트 사고 발생 확률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관련 규정과 지침의 시급성

 

어떤 스포츠든 안전은 가장 중요한 문제다. 건강하고 즐겁기 위한 스포츠에서 도리어 안전을 걱정해야 하고 몸을 다치는 사고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특히나 골프장의 카트 사고는 가벼운 부상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 심각한 사고나 뇌사 상태, 사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한 이용객과 캐디를 가리지 않고 사고가 발생한다. 골프장 이용객과 직원, 골프장을 오가는 모두가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안전에 관련된 규정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안전과 관련된 규정이 없으면 카트 운전은 물론이고 카트 관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밖에 없다. 카트와 관련된 제대로 된 규정과 지침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용객과 직원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카트와 관련 규정이 도입될 때 모든 사람들이 비로소 제대로 골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GJ 김태연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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