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인원 보험의 모든 것
홀인원 보험의 모든 것
  • 김상현
  • 승인 2021.10.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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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인원을 기록한 골퍼가 내는 각종 축하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등장한 게 대한민국 홀인원 보험의 시작이었다. 그렇다면 홀인원 보험은 과연 쓸모가 있을까? 또 쓸모가 있다면 어떤 상품을 택하는 게 좋을까?

 

홀인원 보험의 역사

 

홀인원 보험의 역사는 의외로 깊고, 종류도 다양하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홀인원 보험을 ‘상금 손해 배상 보험’의 한 종류로 취급한다. 골퍼 개인이 내야 할 돈을 보상해 준다는 뜻이 아니다. 각종 골프대회에서 누군가 홀인원을 기록했을 시, 거액의 상금을 건 대회 주최 측의 손해를 보험사에서 담보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가입 대상, 보장 범위, 조건 등도 대한민국과는 완전히 다르다. 보험 분쟁 또한 대회 주최 측과 보험사, 그리고 상금을 받아야 할 골퍼 사이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홀인원 보험의 특징

 

대한민국의 홀인원 보험은 홀인원을 기록한 골퍼가 내는 각종 축하 비용을 보상하는 상품을 뜻한다. 

평생 한 번 하기 어려운 홀인원을 한 골퍼라면 으레 증정용 기념품을 구매하고, 축하 행사를 열며, 골프장 기념식수나 동반 캐디에게 축의금을 지불하기도 한다. 

이 비용은 꽤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고, 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등장한 게 대한민국 홀인원 보험의 시작이었다. 국내에서는 1980년대에 처음 등장했으며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살아남아 지금도 여러 보험사에서 취급하고 있다. 이제는 모바일 상품권으로 홀인원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보험사기 등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홀인원 보험은 여전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 사태 속에서 골프장이 불황이 아닌 호황을 누리며, 홀인원 보험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게다가 온라인 가입은 물론 모바일 상품권으로 보험 가입이 가능해질 만큼 문턱이 크게 낮아진 것 역시 홀인원 보험의 인기에 한 몫 보탰다. 

 

홀인원 보험의 효용과 선택법

 

그렇다면 홀인원 보험은 과연 쓸모가 있을까? 또 쓸모가 있다면 어떤 상품을 택하는 게 좋을까?

기억할 점은 과거와 현재의 홀인원 보험은 꽤 다르다는 점이다. 가입은 쉽지만, 보장 범위와 보험료 지급은 좀 더 까다로워졌다. 특히 홀인원 보험은 보험사기가 가장 빈번한 상품 중 하나로 꼽히며, 보험사에서는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해 피해를 줄여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먼저 보장 액수가 크게 낮아졌다. 과거에는 천만원까지 보장하는 상품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 절반을 보장하는 상품도 찾기 어렵다. 물론 복수 상품 가입을 통해 보장 액수를 늘리는 방법도 있지만, 이 또한 한계가 있다. 

보험사 지침에서 일정 액수 이상의 보장은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과거에는 정액 보상 개념으로 지급되는 경우가 많았다. 홀인원을 기록하면 실제 지출한 비용과는 별개로 정액을 지급하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실손 보상이 대세다. 홀인원 후 축하하는 데 쓴 비용을 먼저 골퍼가 지불하고 영수증을 첨부한 뒤 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사가 실제 쓴 비용의 한도 안에서 지급된다. 실손 상품 특성상 여러 곳에 가입해도 실익이 낮다. 두 개의 상품에 가입한 뒤 홀인원으로 100만원의 비용을 지출했다면, 두 곳에서 각각 100만원을 받는 게 아니라 각각 50만원씩만 지출해 실제 쓴 100만원만 보장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또한, 청구 기간도 짧은 편이며, 한 번 보험금을 탄 사람은 다시 가입하기 어렵다.

 

홀인원 보험에 대한 보험사의 고민

 

예전에 비해 조건이 많이 까다로워졌지만, 홀인원 보험은 보험사 입장에서 보면 ‘계륵’에 가깝다.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홀인원 보험은 보험사기가 빈번한 상품으로 꼽혔다. 여러 보완 규정이 만들어지고, 정액 보상이 아닌 실손 보상으로 전환된 지금도 사기는 끊이지 않고 있다. 영수증을 위조하고 주변 사람을 매수하는 등의 수법으로 작정하고 사기를 치면 잡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프의 인기가 높아지며 홀인원 보험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인 데다, 경제력이 높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미끼 상품으로 남겨두는 추세다. 또 홀인원만 보장하는 게 아니라 골프장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피해나 손실에 대한 보상을 함께 진행하며 혜택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판매되는 추세다.

 

홀인원 보험 필수일까?

 

골퍼 입장에도 홀인원 보험이 마냥 이익이라 하기는 어렵다. 홀인원을 기록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만으로 가입하면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냉정히 말하자면 골퍼가 실제로 홀인원을 하고, 보상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업계에서는 아마추어 골퍼가 한 게임에서 홀인원을 할 확률은 1만 2,000대 1, 프로는 3,000대 1로 보고 있다. 물론 필드에 많이 나갈수록, 그리고 골퍼의 실력이 뛰어날수록 홀인원 확률도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모든 변수를 고려해도 평생 홀인원 한 번 치지 못하는 골퍼가 많다. 결국, 홀인원 보험을 따지려면 무조건 본인이 홀인원을 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은 버리는 게 나을 것이다. 운이 좋아야 평생 한두 번, 운이 나쁘면 평생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할 홀인원만 바라보며 매달 수천원에서 수만원을 지출하는 건 아깝다. 

사실 보험사도 ‘홀인원 보험’이라는 표현보다는 ‘골프 보험’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홀인원은 물론, 골프를 칠 때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보장한다는 뜻이다.

 

국내 홀인원 보험

 

현재 국내에서 골프 보험을 취급하는 곳은 KB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 DB 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보험료 순) 등이 있다. 상품마다 보험료가 가장 저렴한 KB골프보험의 보험료는 7,770원에 불과하지만, 가장 비싼 롯데손해보험은 91,260원에 달한다. 

이 골프 보험들은 상품에 따라 매달 보험료는 물론, 보험료 납입 조건과 보장 범위가 크게 차이가 난다. 일반적인 실손 보험이나 암 보험은 어느 정도 평준화가 이루어졌다고 여겨지기도 하지만 골프 보험은 그렇지 않다. 보험료가 낮을수록 보장 액수와 범위가 줄어들고, 비쌀수록 보장 액수와 범위가 높아진다는 법칙으로 판단하기도 곤란하다. 단순히 돈을 많이 주면 많이 보장된다기보다는, 근본적인 조건 자체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단순히 ‘싼 게 비지떡’이나 ‘다다익선’, 혹은 ‘가성비’ 논리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본인의 지갑 사정과 필드에 나가는 횟수 등을 고려해 지혜롭게 살펴보고 가입을 할 필요가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주요 홀인원 보험을 살펴보면 홀인원만 보장하는 상품은 없고, 대개 골프장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보장을 함께 진행하며, 상품마다 조건이 크게 다른 편이다.

 

홀인원 보험 선택 시 유의할 점

 

앞서 이야기했듯, 홀인원 가능성만 생각하고 보험에 가입하는 건 현명한 일이 아니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고, 또 필드에 자주 드나드는 골퍼라도 홀인원 한 번 치지 못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이는 통계적으로 검증된 사실이다. 

홀인원 보험은 홀인원만 바라볼 게 아닌 문자 그대로 종합 골프 보험의 개념으로 생각하고 접근하는 게 더 현명할 것이다. 골프장에서 사고가 생각보다 흔히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골프장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고에 대한 보상은 골프 보험이 아니면 제대로 보상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홀인원 보험이라고 흔히 이야기하지만, 홀인원만 바라보고 가입하기는 아깝다. 그보다는 골프장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문제를 대비한다는 생각으로 알아보고, 자신에게 맞는 상품에 가입하는 게 보다 현명한 소비가 아닐까.

 

국내 홀인원 보험 전격 비교

 

 

홀인원 보험으로 유명한 다섯 곳의 보험 상품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KB손해보험 ‘KB골프보험’ 

 

매달 보험료는 7,770원, 소개할 상품을 통틀어 가장 저렴하다. 보험료는 낮지만, 보장 범위는 꽤 넓고 액수도 적지는 않다. 골프 상해 사망 1억원, 골프 후유장해 1억 5천만원, 골프 배상책임 2천만원, 골프 홀인원 비용 1백만원이 보장된다. 

골프 상해 사망은 골프시설 안에서 경기 혹은 지도 중 사망이나 사고가 발생하는 것. 골프 후유장해는 골프시설 안에서 경기 혹은 지도 중 입은 부상으로 후유장해가 발생한 것. 골프 배상책임은 골프 시설에서 타인의 신체나 재물에 손상을 입혀 손해 배상을 할 때. 골프 홀인원 비용은 문자 그대로 홀인원 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보상을 뜻한다. 

월 보험료로 치면 가장 저렴하면서도 홀인원 보상은 물론 골프장에서의 사고에 대한 기본적인 보장도 이루어진다는 게 강점이다. 가입 연령이 20~69세로 타 보험에 비해 다소 짧고, 1일 단기 소멸성이라는 점은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삼성화재 ‘다이렉트 골프 보험’

 

매달 보험료는 8,430원으로 KB보다 다소 비싸지만, 그만큼 보험 범위가 늘었다. 먼저 골프 중 상해 사망 시 1억원, 그리고 골프 중 상해 후유장해 시 1억원, 홀인원 비용으로 최초 1회 1백만원, 골프 중 배상책임, 즉 골프 중 타인에게 손해를 끼쳐 법률상 배상책임이 발생하면 2천만원까지 보장된다. 또 교통상해  사망과 교통상해 후유장해에 대한 보장 역시 제공된다. 

보험기간 중 교통사고로 사망하면 1천만원, 교통상해 후유장해가 발생하였을 시 역시 1천만원까지 보장된다. 필드에서의 보장 범위는 KB와 별 차이가 없고, 보장 액수가 적은 항목도 있지만, 교통사고도 보장이 된다는 점, 가입 연령이 19~79세로 KB보다 더 길다는 점, 일일형 및 보장형이라는 점 등이 유리하다.

 

현대해상 ‘골프 보험’

 

매달 보험료는 21,300원으로 KB나 삼성보다 두 배 이상 비싸지만, 1년 만기 상품이다. 보장 조건은 골프 중상해 사망 및 후유장해 시 5,000만원, 배상 책임 500만원, 홀인원 비용 50만원이다. 홀인원 비용 보장 액수가 낮으며, 다른 보장 액수 또한 낮은 편이지만 1년 만기 상품임을 고려하면 비용적인 측면에서 다른 상품보다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가입 연령은 19~80세이다.

 

DB손해보험 ‘프로미 다이렉트 골프 보험’

 

매달 보험료는 22,000이며, 보장(담보) 총 4종 및 배상책임 자기부담금 2만원(사고당) 조건이 적용된다. 보장 범위와 액수는 다소 낮은 편이다. 상해 사망 후유장해 3,000만원, 배상책임 200만원, 골프용품 손해 50만원, 홀인원 30만원이 적용된다. 가입 연령은 15~80세까지다.

 

롯데손해보험 ‘홀인원 보험’

 

보험료는 91,260원으로, 타 상품에 비해 상당히 비싼 편이다. 다만 1년 단기보험 (소멸성)이며, 실속형/고급형 플랜으로 취급되는 상품이라 다른 상품과는 기준점 자체가 다르다고 보는 게 옳다. 

이 상품 홀인원 보장액이 유독 높은데, 유일하게 홀인원 비용 200만원이 적용된다. 다만 보장 범위는 좁은 편이다. 홀인원 보장, 그리고 배상책임 2,000만원만 제공한다. 가입 연령은 0~100세까지로 어떤 상품보다 넓다.

 

Check Point  

1 위의 상품들 모두 보장성 보험이며, 만기 때 환급금이 지금까지 낸 보험료를 초과하지는 않는다. 만기 환급형 보험과 혼동하면 만기 시 낭패를 볼 수 있으므로 주의할 부분이다. 

2 모든 상품은 예금자 보호가 적용되기 때문에 만에 하나 보험사가 부도가 나도 납입액이 완전히 사라질 염려는 없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금보험공사에서 1인당 최고 5천만원까지 보호하기 때문이다. 다만 법인 계약 시에는 예금자 보호가 적용되지 않는다.

 

 

GJ 김상현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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