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통계학이다
골프는 통계학이다
  • 김수현
  • 승인 2021.05.1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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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를 생각하고 실수가 적은 안전한 방향으로 샷을 할 경우 전체 18홀을 놓고 보면 몇 타를 줄일 수 있는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 

 

2019년 봄 타이거 우즈가 14년 만에 마스터스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황제의 귀환’을 알렸다. 우승은 11년 만에 했지만 마스터스 대회에서 14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부상과 이혼, 법적 다툼 등의 이유로 우리의 기억에서 멀어질 뻔했던 타이거 우즈라는 이름을 다시 한번 세기는 계기가 되었다. 
​그린 재킷을 다시 입기 위해 많은 세월이 필요했고 나이키에서 다른 브랜드로 옮겨가면서 새로운 클럽의 적응도 힘들었으며 젊었을 때와 달리 나이가 들면서 변해가는 몸에 새로운 스윙을 맞추는데도 긴 인고의 시간이 있었다. 변하지 않았던 것은 타이거 우즈를 상징하는 검은 바지에 빨간 티셔츠였다.

 

우즈의 승리 뒤에는 통계학이 있다?

 

그런데 타이거 우즈의 우승 뒤에는 통계학이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 있다. 식어가는 미국 골프 시장을 부활시키기 위해 마스터스 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을 타이거 우즈를 위한 세팅을 했다는 얘기다. 즉, 타이거의 드라이버 거리와 샷의 구질을 통계적으로 분석해 페어웨이의 폭이나 코스의 길이 등을 타이거에 최적화해서 사전 준비를 해놓고 시합이 열렸다는 의미다. 
물론 타이거의 공적을 폄하하는 음모론일 수도 있지만 만일 어떤 선수가 시합을 나가는데 그 선수의 드라이버 비거리, 평균 랜딩 지점을 넓게 하고 파4에서 세컨샷이 가장 선호하는 거리를 주로 남게 하며 핀 위치도 그 선수의 구질 즉, 페이드나 드로우에 맞춰 세팅된다면 다른 선수들에 비해 한 라운드당 몇 타는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통계를 통한 분석이 중요한 이유

 

4일간 시합을 하는 PGA에서는 하루에 한두 타만 차이가 나도 4일 합산 5~10타가 벌어지니까 실로 통계학을 이용해서 선수에게 맞는 코스 세팅을 한다면 엄청나게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해당 선수보다 거리가 긴 선수는 좁아지는 페어웨이 때문에 러프에 들어갈 확률이 높아서 불리해질 것이고 아이언 구질이 다른 선수는 홀마다 파온을 시도할 때 핀에 붙이기가 어려워 버디 확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아무리 잘 맞춰서 세팅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을 갖추지 않으면 우승까지는 할 수 없고 타이거도 거리나 구질이 비슷한 선수들과의 경쟁에서는 무조건 최고 성적을 내야 우승을 거머쥘 수 있다. 
타이거 우즈가 우승한 다음 해인 2020년 마스터스 대회에서는 미국의 새로운 인기스타 더스틴 존슨이 우승을 했는데 ‘아마도 장타자를 위해 전체 코스를 세팅해서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라는 재밌는 추측도 해볼 수 있다. 이처럼 통계는 골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통계학 활용하기

 

 

그럼 아마추어 골퍼는 이런 통계학을 활용해서 어떻게 실력 향상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우선 자신의 구질을 잘 파악해야 한다. 드라이버 거리는 물론 샷의 구질과 어떤 그린 스피드에서 가장 퍼팅을 잘하는지도 알고 있으면 유리하다. 
친구들과 내기를 위해 골프장을 선택할 때 통계학은 특히 빛을 발한다. 자신이 거리는 짧지만 정교한 샷을 구사한다면 페어웨이가 좁고 거리가 길지 않은 골프장을 선택해야 하고, 장타자지만 아이언 정확도가 떨어진다면 페어웨이가 넓고 그린이 큰 골프장에서 시합을 해야 승산이 더 커진다. 
평소 아이언의 미스샷이 좌우 중 어느 쪽으로 더 많이 발생하는지 그리고 퍼팅이 안 들어갈 때 좌우 중 어느 쪽으로 빠지는지를 분석해보고 알고 있다면 스코어를 줄이는데 매우 좋은 통계 자료가 된다. 중요한 시점에 이런 통계를 생각하고 실수가 적은 안전한 방향으로 샷을 할 경우 전체 18홀을 놓고 보면 몇 타를 줄일 수 있는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실수 유발 질문 십계명

친구들과 내기할 때 통계적으로 실수를 유발 시킬 수 있는 질문 10를 정리해 보았다. 
1. 스윙할 때 왼손과 오른손 중 어떤 손을 더 쓰는가?
2. 공을 볼 때 왼쪽 눈과 오른쪽 눈 중 어떤 눈을 주로 쓰는가?
3. 백스윙 시 숨을 들이마시는가? 내뱉는가?
4. 다운스윙 시 다리부터 하는가? 엉덩이나 허리부터 하는가?
5. 어드레스 때 왼발과 오른발 체중 비율은 몇 대 몇으로 두는가?
6. 백스윙 탑에서 손목의 각도는 얼마나 되는가?
7. 그립의 악력은 어느 정도로 잡는가?
8. 퍼팅 시 백스윙을 직선으로 빼는가? 아니면 곡선으로 빼는가?
9. 퍼팅 임팩트 후 퍼터 면이 홀컵을 향하는가? 아니면 안으로 돌아오는가?
10. 스윙 시 헤드 무게를 느끼는가?

✽ 단, 골프는 신사의 운동이라고 불리므로 이런 질문들은 친한 친구끼리 골프 칠 때 재미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비즈니스 골프나 친선 골프 때 써먹으면 그날이 마지막 라운드가 될 수도 있을 테니까.

 

 

GJ 글 김수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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