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골프용품의 유혹
짝퉁 골프용품의 유혹
  • 나도혜
  • 승인 2021.02.1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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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짝퉁 제품을 권하거나 짝퉁을 써도 무방하다고 이야기하는 전문가는 없지만, 골프 업계에 짝퉁이 많이 나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짝퉁 골프용품을 뿌리 뽑는 방법은 없을까?  

 

짝퉁 제품을 써도 된다고 이야기하는 스포츠 종목은 없다. 스스로 독자적인 메이커나 브랜드를 내세우지 않고 다른 회사의 메이커나 브랜드인 양 속여서 파는 짝퉁 제품은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 고객 지원도 기대할 수 없으며 결정적으로 불법이기 때문이다. ‘가성비 제품’ 이나 ‘저가형 제품’을 권하는 게 아니라 짝퉁 사용을 권하는 업종이 있다면 업계 전체의 도덕성을 의심할 일이다.

 

짝퉁 골프용품의 등장

 

골프 업계도 마찬가지다. 대놓고 짝퉁 제품을 권하거나 짝퉁을 써도 무방하다고 이야기하는 전문가가 있다면 그는 머잖아 자신의 명성은 물론 직업까지 잃게 될 것이다. 그만큼 짝퉁 골프용품은 골프계에서도 큰 문제로 여겨지고 있으며,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고질병이다.
골프 업계에 짝퉁이 많이 나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80년대 언론 보도에서도 ‘가짜 골프채 비상’, ‘가짜 골프채 홍수’, ‘진짜보다 가짜가 더 활개’ 같은 뉴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고가의 제품이 많고 비전문가는 쉽게 짝퉁 혹은 가짜와 진짜의 차이를 구분하기도 어렵다는 특성 때문이다. 소비자가 뒤늦게 진실을 알고 환불이나 고소를 하려 해도 이미 판매자가 자취를 감춰 환급은커녕 처벌조차 쉽지 않은 경우도 많다.

 

짝퉁 해결 전담팀

 

짝퉁 골프용품이라면 골프클럽이 가장 유명하지만, 클럽 외에도 짝퉁은 많다. 짝퉁 골프공은 물론 짝퉁 골프웨어에 클럽 일부 부품을 짝퉁으로 만들어 유통하는 사례도 흔하다. 클럽 부품 중 가장 저렴한 것으로 여겨지는 그립도 짝퉁이 횡횡할 정도다.
짝퉁 골프용품은 그를 구매한 소비자는 물론, 불법 복제를 당한 브랜드도 큰 손해를 입힌다. 이 때문에 골프 브랜드들은 짝퉁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다. 타이틀리스트와 PXG 등 짝퉁 업체들의 주목표가 된 브랜드들은 아예 전담팀을 만들어서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국가 역시 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다. 나라 안에 짝퉁 상품이 횡횡한다는 건 국가 경제에도 해를 끼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짝퉁 골프용품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있다. 수요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골프를 좋아하고 골프용품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전문가 수준의 안목을 가지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가성비’ 등을 내세우며 작정하고 속이려 하는 ‘짝퉁 전문가’의 손길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심지어 짝퉁인 줄 알면서도 소위 ‘진짜 같은 짝퉁’의 유혹에 넘어가 지갑을 여는 일도 있다. 수요가 끊이지 않으니 공급이 이어지는 악순환이다.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떻게 짝퉁 골프용품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확실한 방법은 유통 과정이 확실한 제품만을 구매하는 것이다. 특정 브랜드에서 직접 물건을 공급하는 직영점이나 공급망이 검증된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짝퉁일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온라인에서는 브랜드 공식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가장 믿을 수 있다. 
브랜드 공식 쇼핑몰이 아닌 곳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경우, 상품 소개란에 브랜드에서 보증하는 정품 인증 등이 붙어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정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정품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렵다면 판매자에게 문의할 것이 아니라 브랜드 측에 직접 문의를 해야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다.

 

SNS 거래 주의보

 

특히 SNS 밴드, 인터넷 카페, 중고 거래 등은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짝퉁 골프용품 대부분이 정품 인증이 되지 않은 판매처나 쇼핑몰, 혹은 중고 거래나 SNS 등을 통해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이트들은 구조부터 판매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조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고, 문제가 생기면 판매자 본인 정보를 삭제하고 잠적하기도 쉽다. 소비자가 뒤늦게 짝퉁인 것을 알고 이의를 제기하려 했더니 문제의 밴드나 사이트가 이미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드물지 않은 이유다.

 

중고 거래, 병행수입의 허점

 

오프라인에서의 짝퉁 판매도 꾸준히 문제가 되고 있다. 백화점, 대형 마트, 검증된 전문 매장에서는 짝퉁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고속도로 휴게소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세관 공무원이나 관계자를 사칭하며 폐기되기 전 빼돌린 밀수품을 싸게 판다는 식으로 구매자를 속이는 수법은 여전히 횡횡하고 있다. 이외에도 오프라인을 통한 개인 거래, 중고 거래 등에서도 짝퉁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
직구나 병행수입도 문제다. 국내에서는 유통이 금지된 짝퉁 물품을 직구를 통해서 들여오기도 하며, 혹은 직구 업체나 병행수입 업체에서 작정하고 구매자를 속이기도 한다.

 

짝퉁 뿌리 뽑기

 

과거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소비자를 속여왔고, 심지어 알면서 속아주는 짝퉁 골프용품을 뿌리 뽑는 방법은 없을까? 무엇보다 유통 과정에서 짝퉁이 유통될 가능성을 낮추는 게 절실하며, 더욱 많은 소비자가 검증된 유통 업체를 통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유통망을 개선하는 것도 절실하다. 
최근에는 짝퉁 유통이 많이 이루어지던 중고 사이트 등에서도 짝퉁이 아닌 정품을 취급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런 유통 검증 과정이 다소 번거롭고, 검증 과정이 원인이 되어 가격이 다소 올라간다고 해도 나쁘게 볼 일은 아니다. 그로 인해 짝퉁 골프용품을 줄이고 나아가 시장에서 몰아낼 수 있다면 업계에도 소비자에게도 이익이라 할 수 있다. 짝퉁 골프용품은 결국 짝퉁 판매자들만 배를 불릴 뿐, 그 외의 모두에게 폐를 끼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짝퉁과의 전쟁은 골프 업계의 오랜 숙제로 업체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숙제다.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유통 과정을 개선하고, 국가에서는 관련 법규를 정비하며 소비자들은 검증된 유통망을 통해 유통되는 정품을 애용해야 비로소 짝퉁 골프용품이라는 고질병을 고칠 수 있을 것이다. 
GJ

 

 

By 나도혜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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