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인터뷰] 내 인생의 중심은 골프 김우정
[GJ인터뷰] 내 인생의 중심은 골프 김우정
  • 김혜경
  • 승인 2018.12.1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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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저널] “골프를 만나면서 인생이 달라졌고, 골프는 내 인생의 중심”이라고 말하는 김우정.2019년 KLPGA 정규 투어에서 루키 시즌을 보내게 되는 그녀는 루키다운 당돌함을 보여주는 시합을 하겠다고 각오를 밝힌다.

 

Profile

김우정

● 출생 1998년 5월 4일

● 신체 170cm, O형● 소속 케이엠제약(주)

● 데뷔 2016년 8월

● 주요 수상경력 2014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베스트 아마 2018 한세C·휘닉스CC 드림투어 7차전 우승 2018 무안CC·올포유 드림투어 18차전 2위 

 

2009년 7월 25일 내가 골프를 처음 시작하게 된 날이다. 초등학교 5학년이었는데 아빠(당시 전남과학대학교 골프학과 교수)가 가르치시는 학교에 놀러갔다가 재미있어 보여서 시작하게 됐다. 오빠는 중 3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오빠에게 골프를 시키기 위해 나를 하루 먼저 골프연습장에 데려갔다고 하셨다. 그 후 오빠와 함께 주니어 선수 시절을 보내다가 오빠는 고 3때 골프를 그만 뒀다. 동생인 내가 오빠보다 두각을 나타내니까 오빠 입장에서는 스트레스 요인이 됐던 것 같다. 

 

리듬 줄넘기를 했던 게 도움이 됐다. 골프에 입문하기 전인 초등학교 4학년 때 리듬 줄넘기반 리더로 활약하며 발표도 하고 시범도 보이고 기초 체력을 다졌다. 생각보다 운동량도 많고, 성장판을 자극해서 인지 키가 크는데도 도움이 된 것 같다. 지금도 일주일에 3번 2단 뛰기를 100회(10번씩 10세트)씩 하고 있다.

 

첫 주니어대회 출전은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4월에 골프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시합에 나가 95개 정도 쳤던 걸로 기억한다. 그 무렵 평소에도 그 정도의 스코어를 기록하곤 했다. 그런데 한 달 뒤인 5월 광주협회장배 대회에서 76타를 기록하며 여초부 우승을 차지했다. 그 모습을 보고 아빠도 골프 선수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 골프를 시작한 지 약 10개월만이었는데 시합이 주는 긴장감과 승부 근성이 내 골프 실력 향상에 좋은 작용을 한 것 같다. 시합 나가다보니 ‘이 길이 내 길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자연스레 골프 선수를 꿈꾸게 됐다.   

 

중학교 시절 역도로 체력을 다졌다. 초등학교때는 좀 왜소한 편이었는데 임팩트가 좋은 편이라 체격에 비해 거리가 많이 나가서 주변에서 놀라곤 했었다. 그러다 중학교에 가고 티박스가 뒤로 빠지니 파5에서 쓰리 온이 안 돼서 어린 마음에 충격을 먹었다. 그때부터 역도를 시작해 체력 훈련을 열심히 하게 됐다. 처음엔 무거운 것을 드는 운동인 역도에 거부감이 느껴졌지만 하면 할수록 체력이 좋아지는 게 느껴져서 어느 순간부터 즐기게 됐다.

 

주니어 시절 국가상비군을 거쳐 프로가 됐다. 프로만 되면 내 꿈(?)을 제대로 펼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정규 투어 시드전에서 떨어져서 멘붕이 왔었다. 레슨은 한장상 프로, 아빠(김진철 프로), 한연희 감독에 이어 지금은 김진호 프로의 지도를 받고 있다.

 

프로선수로서 나는 80점 정도다. 어프로치 정확도가 높고, 100m 안쪽 샷이 정확한 편이고, 그린스피드 적응력이 좋고, 실수를 하더라도 만회하면 된다고 넘기는 것이 장점이지만 아직은 채워야 할 점이 많다. 특히 스윙 리듬이 좀 빨라지는 것과, 힘이 들어가는 것을 보완하고 싶다.  

 

스스로를 평가할 때 난 소질이 좀 있는 것 같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봤을 때 빨리 실력이 향상된 편이다. 또 연습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집중력 있게 연습하려고 노력한다. 평소 연습은 스윙 연습 2시간, 퍼팅 연습 2∼3시간 정도로 퍼팅에 좀 더 시간을 할애하는 편이다. 

 

시즌 때는 체력 훈련으로 홈트레이닝을 즐긴다. 시즌 때는 따로 스포츠센터에 갈 시간에 없기 때문에 아침에 5km 정도 집 근처를 뛰고, 저녁에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줄넘기 2단 뛰기를 하거나 10kg짜리 원반을 들고 스쿼트와 데드립을 하면서 홈트레이닝을 한다. 비시즌 때는 역도를 접목한 운동인 크로스 핏을 매일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하고 있다. 크로스 핏은 50분 동안 몸을 풀고 10분 동안 쉬지 않고 집중운동을 하는 방식으로 몸 만들기에 효과적인 운동이다. 이 운동을 하면 몸이 커지는 느낌이 들고, 비거리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

 

골프를 해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지난 2년이다. 프로 턴 하고 나서 1부 투어 시드전에서 떨어진 후 침체기를 걸었다. 특히 2017년에는 2부 투어를 뛰면서 6등안에 들어 빨리 1부 투어로 진입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지난 2년은 자신감도 많이 떨어지고 프로로서의 나 자신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는 시기였다. 같이 주니어 선수 시절을 보냈던 선수들이 정규리그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힘들기도 했다. 뭐가 문제인지 정확히 찾을 수 없어 답답하고 맘고생이 심했다.

 

전지훈련으로 슬럼프에서 탈출했다. 2018년 시즌을 앞두고 한국미드아마추어골프협회 오기종 회장님(남도금형 회장)이 지원해주셔서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났었다. 열심히 연습했고, 스윙의 감을 찾고 숏게임 능력도 개선되면서 올 한 해 동안 나름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 수 있었다. 광주 출신 선수를 키우기 위해 도와주신 것인데 정말 은인으로 생각하고 있다. 

 

올 시즌을 돌아볼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드림투어에서 첫 우승을 했을 때이다. 평소 아빠가 주로 시합에 오시는데 오랜만에 엄마가 오셨을 때 우승을 했다.아마추어 시절 전국 규모 대회에서 2번 우승을 차지했는데, 마침 엄마가 시합장에 안 오셨을 때 대보배에서 우승을 했었다. 이후 ‘엄마가 없어야 우승을 한다’는 생각이 징크스처럼 따라다녔는데, 엄마가 지켜보시는 가운데 우승을 차지해서 더욱 기분이 좋았다.

 

프로 데뷔 첫 우승은 올해 2부 투어인 드림투어 7차전에서다. 전 주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예선 탈락하면서 좌절감이 커진 상태에서, 시합 전날 담까지 와서 ‘이번 시합은 망했다’는 생각을 했었다.그런데 컨디션이 안 좋다는 생각에 부담 없이 시합에 임하니 몸에 힘이 빠지고 시합이 더 잘 됐다. 크게 욕심 부리지 않고 안전하게 치다 찬스가 오면 버디를 노리는 작전이 잘 맞아떨어졌다.

 

2부 투어에서 우승을 하고 나서 처음 든 생각은 ‘막상 해보니 별거 아니네’였다. 이렇게 할 수 있는데, 왜 그동안 우승을 못했지 하는 생각도 들고 올 시즌에 한 번 더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었다. 생각과 달리 승수를 추가하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우승을 하고 나니 시합하는 게 즐거워지고 부모님과도 사이가 더 좋아졌다. 

 

그동안 경기가 잘 안 풀렸던 원인은 완벽주의 때문이었던 것 같다. 스윙도 미비한 점이 있었고, 샷은 무조건 똑바로 가야한다는, 완벽한 스윙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심했다. 조금이라도 슬라이스나 훅이 나면 심리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스윙에 대한 부담이 있었고, 걱정이 많았다. 이런 가운데 조금 편안하게 생각을 바꾼 것이 도움이 됐다. 

 

올 시즌은 성공적이었다. 올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드림투어에서 첫 우승을 하는 것과 상금랭킹 10위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세웠는데 다 이뤘기 때문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2승을 할 만한 기회가 있었는데, 안일하게 대처하다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이런 경험이 성장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지훈련은 태국으로 간다. 오는 1월 6일부터 2월 25일까지 태국 파타야 라이온 그린밸리골프클럽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100m 안쪽 샷 연습에 주력하고,  그린 주변 어프로치와 퍼팅을 보완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1부 투어에서 루키로 뛰게 된다. 드림투어 상금랭킹 6위에 오르면서 1부 투어 시드를 얻었다. 1부 투어에 가면 그만큼 경쟁이 더 치열해지니까 한타 한타 더 소중하게 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2년간 2부 투어에서 뛰면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1부에서 루키다운 당돌함을 보여주는 시합을 하고 싶다. 신인왕에 도전하고 싶고, 우승도 꼭 하고 싶다. 

 

 

Credit

김혜경 사진 지성진

magazine@golf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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