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인터뷰] 2018 천룡CC 챔피언 박용재
[GJ인터뷰] 2018 천룡CC 챔피언 박용재
  • 김혜경
  • 승인 2018.11.0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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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골프저널] 지난 9월 13일부터 15일까지 열린 올해 천룡 클럽챔피언전에서 (주)용진 박용재 대표가 타이틀 방어에 나선 이원범 챔프를 8타차로 누르고 새로운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2번째 도전 만에 클럽챔피언이 된 비범한 챔프 스토리를 만나자.

 

첫 도전

 

“천룡CC야 검증된 명문 골프장이죠. 좋은 골프장이라는 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2010년 11월 15일에 첫 홀인원을 하게 되면서 이 골프장에 대해 특별한 마음을 갖게 됐어요. 언젠가 천룡 회원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고, 주중회원이었다가 클럽챔피언전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에 지난해 정회원이 됐지요.”

그가 천룡CC 클럽챔피언전에 도전하기 시작한 건 2017년부터다. 지난해 천룡 챔피언전 첫날 경기에서 2언더를 치며 선두에 오르자 회원들은 ‘도대체 박용재가 누구냐’며 새 얼굴에 큰 관심을 보였고, 여기저기 다니며 인사하기 바빴다. 첫 등장부터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 셈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고수들의 레이스에 합류했지만 성적은 기대만큼 좋지는 않았다. 대회를 앞두고 과도하게 연습을 하다 드라이버 헤드가 깨져서 갑작스레 드라이버를 교체한 탓에 플레이에 기복이 있었고 공이 원하는 대로 컨트롤이 안됐기 때문이다.

핸디캡 12이하의 정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천룡 클럽챔피언전의 경우 3라운드 스트로크 플레이로 펼쳐지는데 1‧2라운드예선 스코어를 합산해 3라운드 결선에 진출할 6명을 선발하고, 결선은 최후의 6인이 겨뤄 최종 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최종 성적 6위로 첫 도전에서는 예선 통과에 만족해야 했다.

 

또 한 번의 도전

 

올해 클럽챔피언전은 그의 두 번째 도전이었다. 한번 경험 해보고 도전하니 전체적인 흐름도 알고 지난해보다 자신감이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둘째 날 성적이 좋았다. “한마디로 그 분이 오신 날이었죠. 평소에 3∼4언더까지는 곧잘 치곤 했는데 5언더를 기록한 건 진짜 오랜만이었어요. 2일째 경기에서 67타로 베스트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140타 예선 1위로 본선에 진출했죠. 2위와 8타차가 나면서 챔피언이 거의 확실하니 미리 밥을 사라고 하신 분들도 많았어요.”

그리고 그는 이변없이 지난해 우승자로 타이틀 방어에 나섰던 이원범 챔프(합계 228타)를 큰 점수 차로 누르고 3라운드 합계 220타로 ‘2018 천룡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다. 두 번째 도전 만에 이룩한 쾌거였다.

2위와 8타차로 결선 3라운드를 시작하면서 다소 싱겁게 결선 라운드를 펼치지 않았을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챔피언전을 앞두고 꾸준히 연습했던 그의 준비과정과 클럽챔피언전 기간 동안 3일내내 비가 왔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집념의 승부였다는 생각이 든다.

 

2018 천룡 클럽챔피언전 시상식에서
2018 천룡 클럽챔피언전 시상식에서

 

갑자기 찾아온 드라이버 입스

 

그래도 워낙 기본기와 실력이 뛰어나 2번째 도전 만에 다소 수월하게 챔피언이 된 케이스인가 싶어 그에 대한 질문을 던지니 “올 봄까지만 해도 스코어가 좋았는데, 어느 날인가부터 스윙이 망가지더니 여름에 드라이버 입스가 와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OB가 너무 나서 초보처럼 18홀을 돌면서 공을 여러 개 잃어버리기도 했고요. 한마디로 멘붕이었죠.” 올해 챔피언전을 겨냥해 꾸준히 연습을 해왔는데 대회를 1~2달 앞두고 드라이버 입스가 왔다니 정말 맘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

그러나 그는 거기서 포기하지 않고 피팅샵(빅뱅커스텀골프)에 가서 고민 상담을 했다. “스윙이 많이 바뀌었으니 코치를 찾아가 스윙 교정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는 답변이 돌아왔고 바로 실천에 옮겼다. 골프 입문 당시 1달반 정도 레슨을 받은 이후 스스로 독학하며 골프를 해왔던 그가 프로의 도움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홍대양 프로에게 레슨을 받은 후 프로의 지시에 따라 스윙을 개선했고 다행히 금방 드라이버 입스에서 탈출 할 수 있었다. 그의 의지와 프로의 적절한 도움이 더해져 골퍼로서의 심각한 고민을 해결한 셈이다.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면 레슨을 받지 않는 골퍼들이 많은데, 그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주기적인 스윙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골프장 사랑도 챔피언

 

그는 천룡CC에 대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코스예요. 조용한 분위기, 잘 관리된 코스, 친절한 서비스. 골프를 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갖췄죠. 갈 때마다 늘 새로운 느낌이 드는 것이 매력”이라며 챔피언다운 자부심을 드러낸다.

그린 난이도가 높아서 어렵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연습을 많이 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코스”라고 설명한다. 이어 가장 아름다운 홀은 어디인지 물으니 모든 홀이 매력적이지만 오후 5시쯤 황룡 1번홀 그린에서 클럽하우스를 바라보면 한 폭의 그림속의 풍경이 펼쳐지니 꼭 그 광경을 직접 느껴보라고 추천한다.

 

2018 천룡 챔피언 산업용로 시공 전문업체 (주)용진 박용재 대표는 평균 240~250m에 달하는 드라이버도 자랑할 만하지만 특히 퍼터가 장기이다. 퍼터감이 뛰어난 그는 ‘퍼터는 자신감’이라고 말한다.

 

골프 실력의 8할은 9홀 라운드

 

아마 고수 반열에 오른 그는 어떻게 골프를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해 골프 입문 동기를 물으니 “16년 전 거래처 부장님으로 부터 골프를 시작해보라는 권유를 받았었죠. 당시만 해도 나이도 어렸고 작은 사업을 하면서 내가 무슨 골프를 할까라는 생각에 망설이고 있었는데, 태국 출장을 갔다가 골프가 대중화 된 걸 목격하고, 나도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이 바뀌었지요. 한국에 돌아온 후 골프를 권유했던 부장님께 골프를 배우고 싶으니 도와달라고 말하니, 그 분이 골프채도 물려주고 골프연습장도 끊어줘 골프에 첫 발을 들여놓게 됐지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싱글이 된 건 골프를 시작한 후 1년 6개월만이었다. 발안에서 77타로 처음 싱글이 됐다. “라비돌에서 머리를 올렸어요. 다른 운동은 해본 적도 없고 운동을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골프는 너무 재미있고 중독성이 있었어요. 골프를 시작하기 전에는 숨쉬기 운동만 했을 정도로 운동과 거리가 멀었는데 골프를 접하게 되면서 새로운 취미를 찾은 거죠” 그가 빠른 시간에 싱글이 될 수 있었던 건 치명적인(?) 골프의 매력 때문이었다.

또 회사 근처에 퍼블릭 골프장이 있었던 것도 한 몫을 했다. 당시만 해도 회사 인근 라비돌과 발안 퍼블릭은 백순으로 조인해서 라운드를 하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출근 전에 하루가 멀다 하고 새벽같이 골프장에 가서 9홀 실전 라운드를 하며 감을 키웠으니 말이다.

베스트 스코어는 2017년 3월 15일 한원에서 9홀에서 29타, 18홀 67타를 한 경험이 있고, 공식 대회에서는 이번 천룡 챔피언전에서 거둔 67타가 최고 기록이다.

사이클 버디는 4번 정도 했으며, 천룡CC 청룡코스 파5 홀에서 같은 날 이글을 2번(1홀, 6홀) 한 경험이 있다.

 

좋은 골프메이트 천룡회 멤버들과
좋은 골프메이트 천룡회 멤버들과

 

골프 덕분에 찾은 새 인생

 

그는 골프를 통해 새 삶을 찾았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2013년 5월 13일 뇌출혈로 쓰러져 중환자실에 있다가 16일 만에 깨어나 건강을 회복한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자각증상을 느껴 직접 병원을 찾아갔다가 입원하게 됐었는데, 계속 골프 치는 꿈을 꿨어요. 무주CC에서 성게 미역국을 먹고 라운드를 한 기억도 있고, 국내외 유명 골프장을 다녔죠. 그러다 일어나보니 의식 불명 상태로

16일간 중환자실에 있다가 깨어났다고 하더라고요. 놀랍기도 하고 골프를 즐기고자 하는 의지가 저를 살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후 골프가 더욱 특별해졌다. 휴일에 남편이 혼자 골프를 치러가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졌던 아내도 이 일을 계기로 남편의 골프 라이프를 적극 지지하게 됐다.

 

클럽챔피언이 된 걸 가장 많이 축하해준 아내와
클럽챔피언이 된 걸 가장 많이 축하해준 아내와

 

부부 골퍼

 

6년 전 부인 이기순 씨도 골프에 입문해 지금은 부부골퍼로서 함께 골프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 “아내는 홀인원을 잘해요.(웃음) 골프 경력은 내가 3배 가까이 되는데 홀인원은 나와 아내 둘 다 2번씩 했어요. 나는 천룡CC 황룡 2번홀에서 첫 홀인원(2010년 11월 15일)을, 덕평CC(2012년 9월 23일)에서 에서 두 번째 홀인원을 했고, 아내의 경우 천룡CC 황룡 6번홀(2015년 6월 11일)에서 첫 홀인원을, 제일CC에서 두 번째 홀인원을 했지요”

부인 이기순 씨는 “그냥 가끔 가서 골프를 즐기는 거지 따로 연습하고 그러지는 않아서 실력이 늘 제자리인데, 남편이 챔피언이 되고 나니까 저도 좀 더 잘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내년 천룡CC 개장 기념 골프대회때 여자부에서 수상을 하는 것을 목표로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목표가 있으면 더 열심히 하게 되니까요.”라고 말한다.

내년 천룡 클럽챔피언전 및 개장 기념 골프대회에서 부부의 동반 수상을 기대하고 있다는 박용재 챔프는 이에 더해 내년 벤제프 클럽챔피언십 우승이 또 하나의 목표라고 말한다. 그가 천룡 챔피언을 마음에 담은 지 2년 만에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한 것처럼 벤제프배 챔피언의 왕좌에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Credit

김혜경 사진 이상효, 천룡CC

magazine@golf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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