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구ㅣ보성전기산업주식회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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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길우
  • 승인 2013.09.1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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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우드CC 중코스 8번홀에서 알바트로스 잡았다

레이크우드컨트리클럽에 알바트로스가 날아와 앉았다. 1972년 개장 이후 4번째다. 이 행운의 주인공은 구력 20년의 강준구 씨. 지난 2009년 6월 27일 로핸디회 월례회 때 중코스 8번 파5홀에서 알바트로스를 기록했다. 홀인원보다 먼저 날아든 알바트로스, 날개를 달은 그는 한껏 충천해 있다. 이제서야 골프를 통해 인생의 어떤 변화를 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지난 6월 27일 레이크우드컨트리클럽에 경사가 났다. 이날 싱글모임인 로핸디회 월례회가 시작되고, 중코스 8번홀 백티에서 강준구(보성전기산업주식회사 대표이사, 41)씨가 샷을 했다. 그가 친 공은 220m 정도 날아갔으나 벙커를 피하려고 쳤던 것이 사이드 벙커 오른편 러프에 빠뜨리고 말았다. 평소처럼 3번 우드로 때린 공이 잘 맞는가 싶더니 런이 생기면서 230m까지 날아가 자취를 감추었다.

 박창복, 방재식, 장호엽 씨와 동반라운드 중, 방재식 회장이 먼저 그린에 도착하면서 중간 핀 위치의 컵에 들어가 있는 알바트로스를 발견했다. 러프에 잘못 떨어진 공을 치다보니 런이 많이 생겨 핀까지 가서 굴러들었던 행운이었다. 

확인하는 순간 당황스럽고 다음 홀로 넘어가면서도 얼떨떨했다. 동반자들이 흥분하는 가운데서도 정작 본인은 무덤덤했다. 자신의 알바트로스가 믿겨지지 않아 어쩔줄 몰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1997년 회원으로 가입했고, 핸디캡 9로 로핸디회에 입성한 그는 오랜 세월 골프를 했지만 이런 골프사건(?)은 처음이라 전혀 감을 갖지 못했다고 회고했다.전기공사 사업을 하셨던 아버지(강홍석)가 골프를 즐겼던 터라 그도 일찍부터 골프를 접했다. 20년 전 그러니까 21살부터 아버지의 엄명에 따라 골프를 시작했다. ‘사업을 하려면 꼭 골프를 해야 한다’고 선견지명에 따라 아버지는 당시 PGA프로골퍼를 붙여주고 직접 데리고 다니면서 골프의 룰을 엄격하게 가르쳤다. 혹독한 훈련에 몇 번이나 클럽을 팽개치고 도망가고 싶었던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그때를 회상한다. 막상 지금 알바트로스를 잡고 보니 아버지의 그 뜻이 새삼 이해가 가고 고마움도 느낀다는 그는 13년 전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는 계기를 갖게 된 것이다. 아마 철부지 아들에게 룰과 매너 그리고 사회성을 골프를 통해서 교육했던 깊은 뜻을 이제야 헤아릴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지금도 간혹 목욕탕에서 아버지의 친구분들을 만나면, 건재한 그분들을 대할 때면 일찍 가신 것에 대한 아쉬움에 마음이 저려온다고 했다.골프로 끈끈한 정을 이어왔던 부자지간이었다. 누이들도 있지만 외아들에 대한 애정은 골프를 통해 전해 졌을거고 사회성 확립과 사업을 물려주기 위해 간접교육차원이지만 골프가 큰 몫을 했던 것 같다. 현재 아내도 골프에 입문했다.그는 현재 5개의 골프모임이 있는데 개별적인 골프는 하지 않고 그 모임의 월례회만 다니다보니 한달에 5, 6회 정도 플레이하면서 친목을 도모하며 체력을 다지고 있다. 싱글은 3년 걸려 취득했고 레이크 우드에서 베스트 스코어 70타를 기록했다. 처음 10년간은 스코어를 줄이기 위한 즐거움이었지만 과정, 과정에서 강한 추진력을 발휘했다. 끈질기고 강한 추진력을 골프를 통해서 얻게된 듯하여 아버지의 깊은 속뜻을 이제야 이해가 될 것 같다고 한다. 그러다 10년 전부터는 골프에 대한 집착 내지 애착을 잠시 내려놓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골프가 주는 장점은 여러가지로 많고 우리네 인생살이와 같다는 흔한 이야기도 있지만, 자신만의 골프에서 깨달은 체험 철학을 갖고 있다. 골프를 하려면 정신적 안정과 경제적 안정, 시간적 여유 등 3박자가 두루 갖추어져야 제대로 된 골프라이프가 될텐데 살다 보면 참 쉽지 않은 게 삶이고 골프라고 그는 나름대로의 골프관을 피력한다. 물론 건강상에도 좋고 비즈니스 차원도 좋지만 우선은 골프 아니고서는 만날 수 없었던 좋은 분들과의 만남이 무엇보다도 좋다고 그는 말한다. 20대 말, 레이크우드컨트리클럽의 회원이 된 그는 동네의 놀이터 같은 친근감이 들고 접근성이 좋아 이 골프장을 자주 찾았다. 아버지와 함께했던 골프장이라 아버지의 체취를 느낄 수 있어 맘이 편하다고 말한다.클럽챔피언전은 만40세 이상이 돼야 참가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나이 자격에 미치지 못해 골프 라운드 자체만 즐기고 있다. 월례회에 나가 부담없이 즐기는 골프에만 만족하는 성격이라 별로 원하는 게 없었고 그저 무덤덤했는데 이번 알바트로스를 잡고부터는 어떤 의욕이 충천되는 것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제2의 인생 터닝포인트가 될지는 모르는 어떤 기운, 무언가 해보고 싶고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 같은 암시를 던져주기도 한다. 다른 골퍼들이 동경하고 꿈꾸는 엄청난 골프의 덕목을 이룬 마당에 속으론 꿈틀거리는 어떤 긍정적인 변화가 서서히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남서울컨트리클럽의 회원권도 갖고 있는 그는 몇 군데 가보진 않았지만 특히 파인리즈골프장이 환상적이었다고 귀띔한다. 가족끼리 휴가를 갔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안개와 햇살이 엉겨있는 그 분위기가 환상적이어서 참 좋았다고 말하고 타 골프장에는 볼 수 없는 일반 대중 식음료 가격이어서 좋았다고 밝혔다.행운의 알바트로스를 기록했을 때 사용클럽은 야마하(드라이버), 맥텍(우드), 미즈노(아이언)이며 볼은 타이틀리스트3번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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