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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클럽챔피언이란 무엇인가

등록일 2017년05월28일 13시34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챔피언이란 무엇인가

 

세상에서 앞선다는 것, 또는 우뚝 솟아오른다는 것이 그만큼 어려움과 고통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어서인지 나름대로 자부심이나 회한도 많이 파생된다. 아마추어 골퍼로서 클럽챔피언대회에 출전하고 또 우승을 하다보면 알게 모르게 부러움과 동시에 질투와 시기도 따르기 마련이다. 한 번 하기도 힘들지만 몇 차례 챔피언을 하다보면 혼자만 독식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그 말은 적당히 쳐서 나눠먹기 하자는 식이다.

하지만 진정한 챔피언에게는 그런 말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승부의 세계에서는 정당하게 이기는 것이 중요하지 그 외의 것은 다음 문제라고 본다.

 

정한데(골프컬럼니스트)

 

 

골프에선 가벼운 한타가 한 개도 없다

 


 

 

소속 클럽에서 최고 수준의 아마추어 골퍼들이 핸디캡 없이 대회를 열어 그해 최고권자가 되는 골퍼라고 클럽챔피언을 정의할 수 있겠다. 작정하고 챔피언을 하겠다고 나온 골퍼들은 뛰어난 친화력으로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를 충족시켜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대부분의 골퍼들은 그저 골프가 좋아 골프를 할 뿐이다.

챔피언을 하기까지는 어려운 경로를 거쳐야 한다. 그래서인지 챔피언을 할 정도면 어지간한 독기가 없으면 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골프는 매너나 룰에 입각해서 하는 그야말로 신사적인 스포츠다. 골프가 재미있기는 하지만 잘하기까지는 여러 가지 난관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대부분 어릴 때부터 경기에 나갔고 경기에 나가서는 어쨌든 이겨야 한다는 일념으로 오직 한가지에만 집중했던 초기 골퍼들이 많다. 골프는 그저 무난한 샷으로는 안 된다. 특징 있는 샷을 만들어야 한다. 단 한수 즉, ‘신의 한 수를 만들어야 한다. 자기만의 독특하고 개성 있는 샷을 구축하고 자신에게 잘 맞는 포지션을 찾아 발굴하고 개발하고 연마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어우러지고 하모니를 일궈낼 때 비로소 챔피언이란 결실을 얻게 된다.

 

챔피언은 그저 독하게 한다고 해서 이뤄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실력도 중요하지만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다. 결국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경기 당일의 컨디션과 정신 집중 정도에 달려있다. 어떤 일이든 집중하지 않고는 어떤 일도 해낼 수 없다. 골프경기에서 그 집중력을 키우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 아닌가 한다. 그만큼 냉철한 판단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말이 된다.

골퍼는 그린에 부는 바람을 빨리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듯 관찰력도 챔피언이 가져야 할 조건이다. “무슨 일이든 빠르게 판단하는 것과 관찰력 그리고 중심이 선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대부분의 클럽챔피언은 말한다. 이어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상대방이 어떤 선수인가 하는 것보다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판가름 난다. 그리고 세상엔 가볍게 할 일이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과 작은 것 하나도 쉽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유독 골프를 하면서 뼈저리게 느꼈다고 챔피언들은 입을 모은다.

우리는 이미 세상에 던져진 만큼 때로는 원하든 원하지 않던 승부수를 걸어야 할 때가 많다. 이를 삶의 트레이닝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경기를 통해서 다시 한 번 점검을 할 수 있는 기회까지 주는 골프가 있는데 이를 안 하고 그 무엇을 하겠는가?”라며 반문하는 챔피언들이 많다.

 

골프를 만나면서 인생이 바빠졌다는 이도 있다. 시간이 나면 골프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클럽을 휘두르며 스트레칭을 하고 건강과 함께 컨디션을 조절하며 심신 수련까지 하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일거양득이 아니겠냐며 골프해서 좋은 점을 열거한다.

어떤 챔피언은 골프채를 잡으면 가슴부터 뛴다는 이도 있다. 남을 의식한 두려움, 긴장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돌이켜보면 더 잘 칠 수 있었는데도 많은 스트레스에서 실수가 나온 건 골프채를 쥘 때마다 느껴지는 스릴과 긴장감 때문이었다고 회고한다. 모든 것이 과정이듯이 그때 초기엔 그럴 수밖에 없는 실력이었으리라.

연륜이 생겨서인지 최근에 와서야 그 긴장감이 자신감으로 바뀌는 것을 종종 느끼고 즐긴다는 챔피언들이 많다. 맨 처음 두려움과의 대결은 그야말로 피아노 줄 같은 팽팽한 긴장으로 이어져 있다. 허나 시간이 흐르면서 두려움에 익숙해지고 또 그 두려움과의 싸움에서 이겼을 때의 쾌감은 늘 또 하나의 승부욕을 부추기곤 한다. 이러한 긴장은 플레이 때마다 농도가 다르지만 항상 동행한 셈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긴장감들의 강도는 점차 승부욕을 부추겼고 또 무장케 했으며 거기서 나온 힘이 챔피언 경기로 몰고 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피력한다.

경기라는 것 자체가 기량으로 겨루고 실력을 인정받는 것이다.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골퍼 세계에서의 우승은 기량 외적인 문제까지 매달려 있어 더욱 어렵다. 통상 골퍼가 챔피언 경기에 나가기까지는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 연습도 해야 하고 체력도 보강해야 하고, 긴장과 신경이 여간 곤두서는 것이 아니다.

클럽챔피언 경기는 흔히 첫날은 스트로크 플레이로 예선을 가려내지만 둘째 날부터 매치 플레이로 이뤄진다. 그러다 보니 편법도 많다. 골프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룰인데 이 룰을 지키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이상한 관례까지 따라다닌다. 서로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맞섰을 때는 일부러 져주거나 기권을 하는 경우도 있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협상이 오갈 때도 있다. 모 챔피언의 경우 그런 상황에 잠시 흔들린 적이 있다고 밝히고 성적을 내려고도 하지 않고, 일부러 실수를 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경기를 하다보면 왠지 성실치 못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잠시 망설임이 일었지만 결국 마음을 고치고 자신의 소신대로 플레이를 했다. 다시 최선을 다해 골프채를 휘둘렀고 거의 막바지에 이르러 점수를 만회하면서 본선에 들어가게 됐다. 상대방도 자신에게 한 번도, 흔히 선후배 사이에 오갈 수 있는 양보라든지 눈짓 하나 보내오지 않고 경기를 펼쳤다는 언급처럼 치열한 경기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들은 스포츠맨십이 대단한 골퍼들이었다. 정말 챔피언전에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 눈에 이상하게 보일까 싶어 더욱 신중하게 수십 번씩 퍼터를 고른 다음 퍼팅을 했다고 모 챔피언은 전한다. 거듭 말하지만 골퍼에게 있어 경기는 놀이가 아니다. 챔피언들은 자신은 아마추어 골퍼지만 토너먼트형 골퍼라고 말하고 있다. 경기란 실력껏 최선을 다하는 것이지 사심이나 동정이 끼어들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 신념은 경기에 임하면서 변함이 없고 지금도 강조되고 있다. 아무리 아마추어 골퍼라고 해도 경기는 어디까지나 경기인 것이다. 애써 상대방에게 양보를 요구하거나 기권을 받고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아마추어임을 여실히 드러내는 일이다. 골프를 놀이로 전락시키는 것을 허락한다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아니 골프의 신성한 의미를 죽이는 가장 나쁜 행위라고 생각한다. 골프에서 프로로 데뷔하지 않은 이상 아마추어일 수밖에 없지만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프로급 이상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은 어디까지나 클럽챔피언전이기 때문이다.

가끔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느라 친구나 동료에게 기권승, 또는 부전승으로 챔피언 자리를 만들어 주는 예도 있는데, 당장은 좋을지 모르지만 조금 깊게 생각하면 결코 좋은 일이라 할 수 없다. 그 친구 역시 떳떳치 못한 우승으로 오랫동안 못내 꺼림칙할 것이다. 골프가 어디 한두 번하고 마는 운동인가? 정정당당하게 겨뤄서 이기는 것이 쾌감도 배가 되고 성취욕도 크고 또한 언제나 만나도 떳떳해지는 법이다.

 

프로에 입문하지 않는 한 아마추어 골퍼이지만 대부분 챔피언전에 참가할 정도라면 골프를 놀이 삼아 하는 아마추어 골퍼류가 아니라고 본다. 자신의 기량을 끊임없이 테스트하고 또 겨뤄야 직성이 풀리는 토너먼트형 아마추어 골퍼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것이다. 아마추어일수록 정정당당해야 한다는 이런 요건들이 챔피언에게는 꼭 필요한 조건일 것이다. 그것이 골프를 인생의 신념으로 확대해서까지 지켜야 할 덕목이라 생각된다.

챔피언 경기는 자신의 기량을 테스트하는 일이고 그 테스트를 통해 골프를 하는 기쁨을, 또 최고가 되는 기쁨을 자신은 물론 여러 소속회원들이 두루 누릴 수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당한 페어플레이에 의한 승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골프에 임할 땐 즐거운 골프가 돼야 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골프를 워낙 좋아하니까 골프 챔피언전까지 나오게 되고 주변 지인이나 가족에게도 그 실적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지 처음부터 작정하고 한 일은 아니었다고 많은 챔피언들은 밝힌다. 골프는 즐기는 과정일 뿐 목표는 아니라는 말이다. 스코어에 너무 집착하기보다 나 자신과의 약속으로 룰과 에티켓, 매너를 존중하는 것에 훨씬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확실한 것은 무슨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다. 골프가 좋고, 사람이 좋고, 경기가 좋고 하다 보니 경기가 열리면 출전해 겨뤘을 뿐이다. 소위 말해서 챔피언전이 있기에 나가서 겨룬다는 것이다. 겨루는 것, 그것이 자신이 살아있다는 또 다른 확인인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대부분이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수식어를 달더라도 이를 대신할 말은 없을 것 같다. 대부분 챔프들은 클럽챔피언전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표출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삼는다

 

위의 모든 내용은 골프저널 단행본 '챔피언 그들은 누구인가?'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남길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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