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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J레이더] LPGA 투어의 추락하는 왕좌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 작아지는 코리안 파워

등록일 2018년09월13일 10시43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골프저널] 투어에는 당대의 흐름이 있고 지금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맞춰져 있던 그 흐름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 
한 순간에 왕좌는 빼앗기고, 몰락하는 가문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지킬 것인가? 
한국 선수들의 운명이 결정된다.

 

 

변화하는 흐름
제시카 코다는 인터뷰를 통해 이런 이야기를 남겼다. “미국 여자골프선수의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LPGA 투어에서 강세인 한국인들은 KLPGA 투어에서 2년을 뛰어야지만, LPGA 투어에 나갈 수 있다. 또 미국은 국가대표 시스템도 없어서 재정적인 문제에 시달리기 쉽다”며, 한국의 예를 들어 미국 여자골프선수들의 시스템 문제에 대해 비난했다. 제시카 코다의 이 인터뷰는 생각보다 미국 내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고, 그 결과만큼 한국 선수들의 시스템이 LPGA 투어에는 인상적이다.
제시카 코다와 많은 언론사 그리고, 전문가들이 LPGA 투어에서의 한국 선수들의 선전을 낙관하고 있다고 좋아할 수 있으나 실은 그렇지 않다. ‘한국은 좋은 시스템을 갖고 있고, 그걸 도입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면, 우리는 지금 이렇게 자만해도 될까?

 

 

숙명으로 이룩한 왕좌

[사진=박인비]

 

1998년 박세리가 처음 양말을 집어 던지던 그때부터, 한국에는 일명 골프붐이 일어났고 끝없는 세리 키즈와 그 2세들을 파생시키며 LPGA 투어의 ‘트로피’, ‘우승’이라는 DNA를 모든 한국의 유망주에게 심었다. 박세리가 해왔던 그 모습 그대로, 혹은 그걸 뛰어넘기 위해 어떻게든 열심히 골프를 쳐서 LPGA 투어에 진출해 박세리의 영광을 얻어 보겠다는 것이 세리 키즈들의 ‘숙명’이었고, 부모의 바램이었다.
수많은 선수가 박세리의 아성에 도전했고, 그 ‘숙명’을 완성한 사람이 바로 박인비다.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사실 이 이름도 붙이기 나름이다)’이라는 대 업적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업적이라 박인비의 아성을 넘는 선수가 나오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왕좌의 세움을 조선으로 비교하면, 박세리가 ‘이성계’였다면, 박인비는 ‘이방원’이다. 그 조선을 평정한 것. 왕도를 걸은 흐름대로 ‘역대 LPGA 투어의 다승’ 순위를 한 번 확인해보자.
 

 

다승자 순위의 흐름


 

많은 사람들은 ‘한국의 LPGA 투어 선수들이 항상 우승한다’, 혹은 ‘LPGA 투어는 언제나 우리나라의 흐름대로 가고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이제 실상은 그렇지 않다. 
LPGA 투어 다승 리스트(2018년 8월 기준)에 보면 이 공동 51위까지의 다승 리스트에 박세리, 박인비 그리고 신지애 이후에 더는 ‘숙명’을 갖고 플레이 하는 한국 선수가 없다. 2018년까지 이어오는 마지막 흐름은 박인비가 유일하다. 그리고 없다. 
다승 공동 51위까지중 2018년에도 뛰는 선수를 살펴보면 박인비를 포함,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이 있다. 리디아 고는 워낙 어린 나이부터 치고 나간 선수여서 논외로 치지만 아리야 주타누간이 이 명단 마지막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큰 부분을 의미한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약 3년 내외의 짧은 기록임을 고려할 때, 한국의 많은 LPGA 투어 선수들보다 월등히 좋은 성적이고, 그 흐름이 매우 좋다. 
세계 무대에서 통하는 태국 골프 선수는 2013년까지만 해도 발렌타인 챔피언십에 참가한 통차이 자이디가 끝이었다. 당시 박인비가 세상을 평정했고 태국인은 없었지만, 이제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현 LPGA 투어의 추세는 중국과 태국 등 아시아 선수들이 대거 LPGA 투어에 유입되고 자국의 왕좌를 건설하기 위해 ‘동기 부여’와 ‘골프붐’을 위해 피땀 흘려 노력하고 있다.

 

 

‘자아도취’의 함정 조심해야

[사진=애니카 소렌스탐(우)과 로라 데이비스(좌)]

 

1998년 박세리가 한국에 LPGA 투어 첫 메이저를 가져온 그때부터 지금까지 메이저 우승자를 확인해보자. 이 표는 4가지 카테고리로 나뉜다. 대회의 이름과 대회의 수가 변경될 때마다 그 주기가 바뀌는데, 현재 이 표는 2nd era 인 1998년부터 2000년까지의 4개 대회 메이저를 나타냈고, 3rd era인 2001년부터 2012년까지 4개 대회 메이저, 4th era인 2013년부터 지금까지 5개 대회의 메이저를 표시했다. (2013년 에비앙 챔피언십이 메이저 대회에 포함되며, ‘박인비의 그랜드 슬램이 맞느냐 아니냐?’라는 논란이 이슈였고, 또 다른 시대를 밝혔다.)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몇몇 선수들이 메이저 다승을 기록한 것이 눈에 띈다. 우리의 눈에는 박세리 메이저 5승, 박인비 메이저 7승이 가장 먼저 보인다. 하지만, 이 안에는 다른 전설들이 있다.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 10승, 캐리 웹(호주) 7승, 줄리 잉스터(미국) 7승으로 아직 우리는 대기록을 넘지 못했다. 
‘한국이 최강’이라는 이야기는 이곳 어디에 있을까? 자아도취, 그리고 자만이다. 박세리가 터트린 그 ‘골프붐’이 박인비를 마지막으로 이제 끝이 아닐까? 
한국의 후발주자들의 성적을 살펴보자. 박성현 2승, 유소연 2승, 전인지 2승. 다승 순위에서 아리야 주타누간의 10승을 예로 들면 타 국가보다 우승 횟수도 개체수도 적다. 
우리는 왜 그 명맥을 잇지 못했을까? 박세리와 박인비의 선전에 너무 심취해 있던 것은 아닐까? 우리는 이 도표에서 LPGA 투어의 전체적인 흐름을 빼앗을 3명의 선수를 확인해 보자. 


[사진=아리야 주타누간]

 

바로 태국의 신성 ‘아리야 주타누간’과 중국의 잔 다르크 ‘펑샨샨’, 영국의 숙명 ‘조지아 홀’이다. 흐름을 가져오는 사람, 즉 영국의 ‘골프의 이데올로기’를 실현시키는 박세리와 닮은 꼴 조지아 홀에 대해서 짚어보자.

 

 

한국의 박세리처럼…‘조지아 홀’

[사진=조지아 홀]

 

한국에 박세리가 LPGA 투어로의 길을 열었다면, 지금 현 상황에서는 영국의 조지아 홀이 영국에 골프붐을 만들고 있다. 조지아 홀은 가장 최근 열린 5대 메이저 대회 중 자국에서 열린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하며, 신인의 우승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골프의 종주국이라 불리는 영국이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의 마지막 우승은 2004년 캐런 스터플스로 무려 14년 전이다. 그러던, 영국에 14년만에 트로피를 안겼다. 우리나라로 치면 GS칼텍스 매경오픈의 트로피를 아시안 투어의 선수에게 14년간 빼앗긴 거나 다른 없는 상황이다.
그것도 겁도 없는 어린 선수가 말이다. 조지아 홀은 1996년생으로 22살에 불과하다.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을 우승한 영국 여자 프로 선수로도 4번째다. 앨리슨 니컬러스, 캐런 스터플스 그리고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는 전설 로라 데이비스가 지금까지 이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의 아버지는 1996년 4월에 영국의 닉 팔도가 우승 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딸 이름을 마스터스가 열리는 조지아주에서 이름을 따 조지아로 칭한다. 조지아 홀의 아버지 웨인은 중증의 골프광임을 알아 챌 수 있다. 그 후 웨인은 딸에게 골프를 시키기 위해 자신의 골프채를 팔아 골프를 가르쳤고, 항상 남자 친구가 캐디를 자처하다가 2018년 8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에서는 직접 조지아 홀의 백을 메고 우승을 합작했다. 그리고, 그 아버지는 우리에게 박세리에게 친숙한 ‘양말’을 4일간 벗지 않았다. 미신을 지켜 그녀의 현상 유지를 위해서였다는 후문인데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박세리의 스토리가 조지아 홀에게서 보인다. 그리고 그녀는 영국에서 ‘닉 팔도’의 플레이와 같다는 찬사를 받으며, 로라 데이비스의 축전으로 영국의 빛이자 영국 여자 골프선수의 빛이 됐다.

 

 

‘숙명’이 사라졌다.
영국에서는 이 우승으로 골프의 붐이 일고 있다. 98년 IMF 시절을 보내던 한국과 Brexit EU의 탈퇴를 앞두고 갑론을박에 처해 있는 영국에 힘이 되는 선수라는 것이 일맥상통한다. 
‘숙명’이란 단어가 한국에게 어울릴까? 동력이던 숙명이 지금은 있을까? 모두 아니다. 이제는 ‘조지아 홀’이 영국의 숙명이고 그녀를 따라 수많은 영국 선수들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LPGA 투어에서 잘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라 보는 시선이 많다. 박세리가 한국 골프에 생기를 불어넣었을 때 그 당시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운외창천(雲外蒼天:어두운 하늘을 지나 밝고 청명한 하늘을 만나다)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지금의 한국 선수들의 상태와 그 흐름을 보더라도, 이제 더는 조지아 홀 그녀의 숙명이 우리나라 선수들에게서 느껴지지 않는다.

 

 

추락
박세리를 시작으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세리키즈들의 선전으로 우리에게 너무 청명한 하늘만이 존재했다. 그리고 우리가 청명한 하늘을 바라보며 행복했을 때, 수많은 국가의 선수들이 어두운 하늘 밑에서 한 줄기의 빛을 쫓아가고 이미 그 끝을 찾았다. 
빛이 너무 밝아, 등잔 밑이 어둡기에 자만한 것일까? 골프의 종주국 영국, LPGA 투어의 최다 우승 미국이 하루 아침에 ‘박세리’를 통해 우리에게 그 흐름을 빼앗긴 것처럼 우리도 다른 흐름을 잘 알고 대처해야 한다. 
한국의 유망주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 한국은 표면상으로는 강국이지만 이제 더 이상 LPGA 투어의 강국이 아니며, 어둠으로 들어갈 준비를 해야 한다. 다시 청명한 하늘을 위해서 말이다. 한국의 차세대 유망주가 그 흐름을 바꿔주길 바라며…

 

 

이동훈 사진 LET, ShutterStock

magazine@golf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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