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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Joust : PXG vs Taylormade

누가 먼저 낙마(落馬)하는가

등록일 2018년04월16일 18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골프저널=이동훈 기자, 사진=셔터스톡, 픽사베이, 테일러메이드 코리아] 안개가 자욱한 흙 바닥, 조용한 정적을 깨는 말의 울음소리. 둔탁하게 들리는 말발굽 소리가 가까워져 올수록 관객들은 환호한다. 
‘PXG’ 가문의 흑기사다. 저 멀리 흑기사의 눈에 붉은빛이 감돈다. 검은 창(0311)을 세우고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보호구는 중요하지 않다. 이 싸움이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 나는 ‘Taylormade’ 가문의 은빛기사. 
죽음보다 우리 가문의 명운이 달린 상황. 천천히 헬멧을 닫는다. 헬멧 속에서 내 숨소리와 녀석이 흥분한 소리가 귀로 고스란히 들린다. 녀석은 당장이라도 흑기사에게 달리려 한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깃발이 돌아간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흑기사가 가까워져 올수록 나의 은빛 창(P790)은 서서히 내려간다. 정신 차리자, 철옹성 같은 저 녀석에게 분명히 틈이 있다.

 

PXG VS Taylormade
2014년 미국의 애리조나주의 스코츠데일에서 조용히 한 가문이 탄생한다. 바로 미국 최대 도메인 및 호스팅 업체인 고대디(Godaddy.com)의 아버지 밥 파슨스가 아내에게 헌정하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사용해, PXG(Parsons Xtreme Golf)로 이름을 짓고 골프용품 업계에 뛰어든다. PXG는 70~80년대 PGA 투어 프로인 마이크 니콜렛을 영입하고, 핑의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를 데려와서 “금액이 얼마가 되더라도 최고의 클럽을 만들라”라는 사명 하나로 클럽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2015년 1월에는 PGA 투어 프로인 라이언 무어가 PXG 프로토타입 아이언과 웨지를 PGA 투어 대회에 첫 선을 보인 것을 시작으로 잭 존슨, 제임스 한, 팻 페레즈, 안나 노르드크비스트, 리디아 고, 브리타니 랭 등 PGA 투어와 LPGA 투어의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한다. 흑백의 컬러 마케팅에서 자신들의 포지션을 확고히 한, 흑기사와 같은 이미지의 가문이 점점 영토를 넓혀가기 시작한다.
골퍼라면 테일러메이드(Taylormade) 가문을 모를 수 없다. 현 시대의 유명 선수들도 모두 테일러메이드 골프채를 사용하고 있으니 가장 강력한 전통의 강호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테일러메이드는 1979년 일리노이주의 매켄리에서 영업사원인 게리 아담스에 의해 영세한 규모로 시작한다. 2명의 직원과 일했고 한동안 아무도 테일러메이드를 알아주지 않았으며, 재정적인 부분도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테일러메이드가 지금까지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끊임없이 골프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업체들과 다른 자신들만의 과학적인 창조의 힘으로 골프 업계의 아이콘으로 남은 회사라 볼 수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 PXG와 테일러메이드는 너무나도 다르다. 한쪽은 금수저가 가문을 이끌어 ‘신흥강자’가 됐고, 다른 한쪽은 흙수저가 고생해서 ‘전통의 강호’가 됐다. 흑과 백의 심플한 이미지로 최고가의 골프채임을 증명하겠다는 PXG와 가장 다양한 색으로 과학적인 근거로 보편화된 채를 만들겠다는 테일러메이드는 서로 성향이 너무나도 달랐다. 이제 다른 성향의 두 가문이 서로의 땅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저 광활한 영토를 가져야겠다“면서.

 

전쟁의 시작 P790 출시

 

때는 2017년 9월 테일러메이드 가문에서 P790을 출시한다. P790은 머슬백 단조 아이언으로 디자인부터 수려한 외모를 자랑했다. 중공 구조를 채택해서, 1.75mm의 얇은 페이스와 중공 구조가 만나면 큰 반발력을 보여주는 기술을 접목한 아이언으로 테일러메이드의 대표 기술인 스피드 포켓도 함께 탑재했다. P790을 바라보는 시각은 테일러메이드의 기술 집약체라 해도 무방하다. 비거리만 생각한다면, 위의 설명이 끝이겠지만 조금 더 최상급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헤드 안에 스피드 폼을 삽입해서 임팩트 시 충격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부드러움까지 추가했다. 
바로 이 스피드 폼이 앞으로의 전쟁을 시작하는 대 서사시의 원흉이다. P790의 출시는 사람들의 엇갈린 반응을 남겼다. 테일러메이드에서 세련된 채가 나왔다. 항상 무거워 보이던 지금까지의 라인업과는 전혀 다른 심플함에 놀라는 사람들도 있었고, 테일러메이드 스타일이 아닌 채가 나와서 어색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사실, 한창 이런 심플한 모습의 고급스러운 아이언이 나오는 것이 유행이었다. 핑사의 아이블레이드(iBlade)와 PXG의 0311 그리고, 테일러메이드의 P790 등 기술력 또한, 비슷해서 모두 스피드 폼을 탑재하고 나왔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그저 트렌드를 따라가는 중이고 그 트렌드에 맞춰서 디자인한 결과물이다. 하지만, 넷 상에서 싸움이 시작됐다. “PXG와 같은 기술인데 디자인이 하위호환이다” 또는 “PXG보다 예쁘다” 이 작은 싸움이 점점 크게 요동치기 시작한다.

 

1차전 - 영토 확장을 노리다

 

PXG는 법원에 특허침해와 관련해, 테일러메이드에 판매중지 가처분 신청을 낸다. PXG의 0311 아이언과 테일러메이드의 P790 아이언이 너무나도 흡사한 제조공법과 기술 그리고 외관 등을 침해 당했다는 주장이다. 밥 파슨스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테일러메이드의 P790 아이언이 PXG의 특허를 침해했기에,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고 영토 확장에 대한 신호탄을 쐈다. 
하지만, 법원은 4일 만에 테일러메이드의 손을 들어줬다. 테일러메이드는 “당사 제품은 PXG의 특허를 침해한 사실이 없기에 PXG의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소송에서 승리한다. PXG가 신호탄은 쐈지만, 테일러메이드에 한 방 먹은 셈이다. 판매중지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이 부분이 받아 드려지지 않아 PXG의 항소를 들을 때까지 그대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테일러메이드는 1차전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모든 이들의 지적 재산권을 존중하지만, 누군가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면, 항상 적극적으로 변호할 것이다. 오늘 법원에서의 승소로 테일러메이드 P790 아이언 기술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말이다. 하지만, PXG는 애리조나 법원의 결정을 불복하면서 새로운 변호인단을 꾸려서 제대로 붙을 준비를 시작했다. 이러한 모습을 본 테일러메이드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PXG 0311이 출시된 지 한참이 지난 지금 상황에서, PXG가 판결에 불복하며 새로운 변호인단을 꾸린 것은 테일러메이드에게 이를 갈게 했다.

 

2차전 - 반격의 칼을 뽑다
테일러메이드는 PXG의 1차 소송부터 판결에 불복해 전문 변호인단을 구성한 부분 등 이러한 모든 상황에 대해 용납하지 못했다. 진노하고 격노했다. 테일러메이드는 이에 제대로 반격의 칼을 뽑았다. 테일러메이드가 보유한 수많은 특허를 갖고 특허 침해 및 특허 무효 소송을 냈다. 칼을 뽑아 카운터를 치겠다는 생각이다. 테일러메이드는 애리조나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내용은 PXG 제품의 전체 0311 아이언 라인업뿐만 아니라 0811 드라이버 및 0341 페어웨이 우드 등 거의 모든 PXG 제품에 대한 판매중단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었는데 2007년부터 2016년까지 획득한 특허기술 중 7가지의 특허기술을 무단으로 도용했다는 것으로 반격의 칼날은 상당히 날카로웠다. 
골프업계에서 수많은 소송이 오고 가지만, 테일러메이드가 이 정도까지 칼을 뺀 적은 거의 없었다. 마치 철옹성과 같던 흑기사의 약점을 발견한 사람처럼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테일러메이드가 이미 2년 반 이상의 기간 동안 PXG 0311 아이언을 포함해, 수많은 제품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을 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아이러니한 부분일 수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양하지만,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테일러메이드가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한 가문의 멸망을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두 명의 마상 창 시합으로 시작된 이 싸움이 가문의 이름을 걸고 한 가문의 멸망이 목적인 전쟁이 된 셈이다.

 

폭풍전야
폭풍전야다. 테일러메이드가 건 특허침해 소송이후, 테일러메이드와 PXG 모두 전쟁에 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PXG가 영토 확장을 위해 테일러메이드를 건드렸으나 소송에서 지면서, 다시 공격에 나서려다가 테일러메이드에게 카운터를 맞은 상황이다. 이미 전쟁은 선포된 것이나 다름이 없고, 둘의 사이를 돌이키긴 힘들어 보인다. 
혹자는 ‘골프채로 무슨 이 정도의 싸움을 하느냐?’고 이야기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골프채가 아닌 우리에게 친숙한 다른 제품을 대입해서 생각해보자. 삼성과 LG가 그들 각자가 가장 잘 만들며(Well-Made)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텔레비전에 대해 한 쪽이 특허 침해 소송으로 판매중지 가처분을 낸 경우라고 대입해 본다면 생각이 좀 달라진다. 
텔레비전 시장은 크고 골프용품 시장은 작다? 아니다, 골프용품 시장이 작지는 않다. 그들은 오히려 한번의 마케팅과 또 다른 강력한 강자의 탄생으로 회사의 명운이 수없이 바뀐다. 고로, 강력한 신흥 강자의 탄생은 경쟁사의 재무상황에 직결하는 부분이다. 물론 캘러웨이처럼 “너희들이 싸우면 APEX가 잘 팔리게 되겠지”라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는 회사도 있다. 업계의 소송 속에서 또 다른 기회를 노린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이 싸움이 1월에 종료 될거라 했지만, 이미 2018년 4월이 됐다. 너무나 조용하다. 어쩌면, 그들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피 터지게 싸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결과론적으로 가장 이득을 보는 것은 PXG와 변호사가 될 것이다. 그 이유는 거대한 테일러메이드와 특허에 대한 분쟁으로 브랜드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고, 특허 소송에 대한 승소와 패소는 덤이 된다. 소송이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변호사들의 변호 비용만 늘어가는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양측이 적절한 해결점에서 소송을 포기 할지도 모른다.

 

토종 골프 브랜드들이여, 관심을 두자
한국의 많은 골프 브랜드들도 이러한 부분에 대한 교훈과 느끼는 점이 있어야 한다. 예전에 부산의 한 피팅 전문가에게 테일러메이드 아이언에 대한 사용 후 리뷰를 부탁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가 써주기로 한 평가는 오지 않았고 메일로 그 이유에 관해 물으니 돌아오는 대답은 하나였다. 
“내가 갖고 있던 특허를 침해 당했다” 당시 나에게는 골프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없었으나 그가 보내준 특허 관련 상황이 테일러메이드의 기술과 매우 흡사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자신의 특허를 소송으로까지 잇지 못했다. 
한국의 많은 골프 용품업체들이 아직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한국의 골프용품 업체들도 앞으로 이러한 부분을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미국 브랜드뿐만 아니라, 바로 옆 일본 브랜드들과도 싸워야 한다. 
이러한 소송에 대해 다루는 이유는 앞으로 한국 브랜드들이 이러한 부분을 잘 파악하고, 문제 발생 시 헤쳐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서이다. 피땀 흘려 만든 골프채를 하루 아침에 판매할 수 없다고 생각해 보자. 그보다 더 큰 시련과 고통이 있을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하나씩 준비하자. 누군가 우리의 영토를 노린다면 싸워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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